파업 중이던 전북 전주시 시내버스 노동자 정아무개(52)씨가 분신을 기도했다가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투쟁본부는 "지난 23일 밤 10시40분께 전주시 팔복동 호남고속 사무실 안에서 전주 시내버스 노동자 정아무개씨가 몸과 사무실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기도했으나 사람들이 저지해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24일 밝혔다.

정씨는 이튿날 전주 덕진경찰서에 수감돼 조사를 받고 있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정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긴급성명을 내고 "버스노동자가 탄압에 못 이겨 가족을 뒤로한 채 목숨을 버리려 했는데도 경찰은 억울한 노동자를 처벌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전주시와 관계기관은 노동자들의 분노가 더 이상 죽음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투쟁본부는 정씨에 대해 "평소 쾌활하고 주변 조합원들과도 잘 어울려 지내던 조합원"이라며 "최근 김택수 호남고속 사장이 교섭을 중단하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쌓였던 울분이 폭발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김택수 사장은 지난해 4월 성실교섭을 약속하고 1차 버스투쟁이 정리된 뒤에도 버스사업주들의 교섭해태를 뒤에서 조정하고 직장폐쇄와 교섭 중단으로 2차 버스투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라며 "김 사장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노동자들은 가슴을 쥐어뜯으며 울분을 참고 있다"고 밝혔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전주시는 교섭해태와 부당노동행위의 주범으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김택수 사장을 처벌해야 한다"며 "전주시와 버스사장들은 버스노동자가 죽어 나가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즉시 교섭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며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 13일부터 재파업에 돌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