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기술주식회사노조

"조합원 섬김을 실천해 노동자의 비전이 회사의 비전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나갈 겁니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가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놓겠습니다."

정경수(43·사진) 수자원기술주식회사노조 위원장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노조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4개 조가 출마한 7대 임원선거 1차 투표에서 과반인 50.8%를 얻어 당선됐다. 역대 노조 임원선거에서 1차 투표로 위원장이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기는 올해 1월부터 3년이다.

정 위원장은 "전임 노조위원장들이 출마했기 때문에 1차에서 투표가 끝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비전에 대한 조합원의 간절한 열망이 나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95년 입사한 정 위원장은 서남권수석지부장·팔당사업소지부장·수도권수석지부장을 지냈다. 정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제시한 슬로건은 '뚝심과 소신 있는 젊은 후보, 희망과 믿음 주는 노조'였다. 노조의 문턱을 낮추고 내부 불신을 해소해 조합원에게 희망을 주는 노조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 위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그는 "회사 창립이 25년에 이르지만 민영화된 이후 기업이 정체돼 있다"며 "영속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노,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는 87년 수자원공사 자회사로 출발해 2001년 민영화됐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는 국내 댐·발전소 및 광역상수도 지하수 시설 점검정비, 유지·관리 용역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국내 물 시장으로 대거 진입하는 바람에 거대자본을 가진 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노동자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정 위원장은 "하위직급의 초임이 120만원가량으로 적은 데다 수주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계약기간이 끝나면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며 "노사가 힘을 모아 사업을 다각화해 노동자들에게 미래를 설계할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제도 개선과 책임영경 강화를 사측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특히 "사문화된 임원평가 시스템을 활성화해 외부에서 온 경영진이 책임지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견제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인사제도를 개선해 우수한 인력들이 퇴사하거나 경쟁사로 이직하지 않고 향후 내부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수자원기술주식회사는 창립 이후 그동안 내부 임원승진이 한 번도 없었다.

이와 함께 수자원공사에 "전략적 파트너로서 함께 시장 개척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현재 회사 매출의 80%가 수자원공사와 관련한 사업들이다. 그는 "물 산업 분야에서 수자원공사의 자회사로 그간 축적한 기술이 중요한 국가경쟁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공사는 해외시장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수자원기술주식회사는 하부시스템 운영 및 유지관리를 하는 등 서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진정한 리더십은 소통에서 발현된다고 믿는다”며 “조합원들과의 약속을 지켜 노동자들이 흘린 땀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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