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원관리공단노조

"열린 노조를 만들어 조합원들이 실제로 노조를 꾸려 가는 조합원 참여경영 시대를 열겠습니다."

유경호(48·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노조 위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조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노조 집행부의 요구가 아닌 조합원의 요구를 위해 일하는 머슴이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세 후보조가 출마해 경선으로 치러진 12대 임원선거에서 53.1%를 얻어 당선됐다. 임기는 올해 2월부터 3년이다. 유 위원장은 지난 87년 공단에 입사해 8·9대 노조 상무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노조 참여경영 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중간평가 실시해 지지율 50% 미만시 사퇴"

유 위원장은 "그간 노조가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해 조합원과 집행부 사이에 적지 않은 괴리감이 있었다"며 "노조 집행부 등 전임자가 전임기간에 승진을 못하도록 제도화하고, 집행부에 대한 중간평가를 실시해 지지율이 50% 미만일 경우 즉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합비를 기본급 1.6%에서 1.2%로 감액하고, 사업비 집행내역을 모두 공개하는 등 노조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는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소통'을 꼽았다. 국립공원관린공단은 전국에 사업장이 산재해 있어 조합원들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전 직원에게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서 조합원 간 개별경쟁이 심화됐다. 협업으로 유지되던 조직문화가 사라진 것이다.

"각자도생 조합원들 소통으로 묶어 내겠다"

유 위원장은 "정부의 연봉제 도입과 조합원을 하나로 묶어 내지 못했던 그간의 노조활동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서로 경쟁하며 각자도생하는 현장문화가 만들어지는 바람에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업무 특성상 협업을 해야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는 곳"이라며 "조합원과 조합원, 조합원과 노조, 노조와 공단이 소통을 강화해 노동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사업장으로 만드는 것이 집행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조합원 처우개선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유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당선된 후 현장의 30여개 사무소와 57개 분소를 순회하며 조합원들을 만난 결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유 위원장에 따르면 공단 노동자들은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사업장이 산간오지인 탓에 노동조건도 열악하고 산재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대다수 직원들이 가족과 떨어져 사는데, 관사가 부족해 인근 민박집에서 장기투숙을 하는 실정이다.

유 위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봉제 평가방법 개선 △오지 근무자를 위한 관사 확충 △권역별로 안정적인 인사제도 정착 △정년연장을 위한 다각적 대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정보채널을 활성화해 조합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머슴이 되겠다"며 "임기가 끝나 사퇴할 때까지 조합원과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실천했던 위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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