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서 노동계가 바라던 여소야대 구도 실현이 물거품되면서 장기화하고 있는 언론사 파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는 낙하산 사장 퇴진 요구와 '언론장악 진상규명'을 계속 이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강택 위원장은 12일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유리한 조건이 형성될 기회였는데, 상대적으로 (여소야대 구도가) 무산돼 아쉬운 부분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결정적으로 (파업을 이어가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과반 의석을 줬다고 해서 언론장악이나 민간사찰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고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오히려 여도 야도 같이 심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구태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으니 우리는 낙하산 사장 퇴진 요구와 언론장악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파업투쟁을 가열차게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소야대 구도 형성에 실패하면서 언론사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이날로 전면파업 74일째에 접어든 노조 MBC본부는 김재철 사장 퇴진 압박을 계속 이어 간다는 입장이다. 문소현 본부 대변인은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과반이 됐어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변인은 "내부적으로는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다양한 투쟁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불법사찰방지법을 제정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정세균(서울 종로)·전병헌(서울 동작갑)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MBC본부를 지지방문했다. 정세균 의원은 "야당이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며 "19대 국회에서 KBS와 MBC·YTN의 낙하산 사장을 불러 언론장악 청문회를 열고 반드시 국정조사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16일 MBC본부·KBS본부·YTN지부·연합뉴스지부와 19대 총선 당선자·학계·시민단체와 'MB 언론장악 규탄, 낙하산 사장 퇴진 요구'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날로 KBS본부는 파업 38일째에 접어들었다. YTN지부는 13일 6단계 게릴라 파업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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