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가 11일로 37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사측 청원경찰이 김현석 본부장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KBS본부는 "사측이 전면전을 선포했다"고 반발했다.

11일 본부에 따르면 KBS 사측은 지난 10일 오후 본부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행사를 하는 동안 길환영 부사장의 지시에 따라 KBS 본관 주변에 설치돼 있던 시민단체의 파업 지지 현수막 20여개를 모두 철거했다. 이에 반발한 본부가 항의 차원에서 KBS 본관 출입구에 텐트를 치는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했다.

본부에 따르면 청원경찰인 ㄹ아무개씨가 김 본부장의 목 부위를 내리치고 이를 촬영하려던 본부 간부의 카메라 렌즈를 손바닥으로 치면서 얼굴을 가격했다. 수십 명의 청경이 조합원들의 텐트 설치를 막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나 조합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들이 이에 항의하기 위해 본관 6층 사장실로 향하는 사이 김인규 사장은 정문이 아닌 서현관쪽으로 빠져나갔다. 청경은 KBS 자회사인 KBS 시큐리티 소속 직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부는 성명을 내고 "사측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조합의 얼굴이자 대표인 위원장을 때린 것은 1천200 새노조 조합원에 대한 전면적인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본부는 사건 당일 현수막 철거에 대해 사측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절도죄·재물손괴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 본부장과 본부 간부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는 폭행죄로 고소한다는 방침이다. 본부는 "법적인 조치를 떠나 이번 폭행사태에 대해 김인규는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떠날 때 떠나더라도 사과할 건 하고 떠나라"고 경고했다.

한편 KBS 1노조인 KBS노조(위원장 최재훈)가 파업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파업투쟁을 참석 대의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노조는 16일부터 18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노조 조합원은 3천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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