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위원장 진창근)가 정기 승진인사에 반발해 진행했던 행장실 점거농성을 해제했다. 사측은 1~2급 통합 시도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등 지부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다.

지부는 4일 “승진인사와 관련한 노조의 요구가 수용되면서 농성을 풀고 현장 복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부는 지난달 말 이뤄진 정기 승진인사와 관련해 "역대 최소규모이며 1급 승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반발했다. 나아가 사측은 사내게시물을 통해 1~2급 통합 의사를 밝혔다.

지부는 이를 성과급제 도입의 단초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오전 하영구 은행장의 집무실을 점거하고 “1급 추가 승진을 실시하고, 1~2급 통합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철야 항의농성에 돌입했다. 사측은 "은행 고유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불법 점거를 계속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맞섰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산하 지부 위원장들의 연대방문이 이어졌다. 여기에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번인 전순옥 후보와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지부는 “유례없는 9일째 행장실 점거 철야농성 시일이 길어질수록 사측이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하영구 행장은 지난 3일 오후 진 위원장이 점거하고 있는 자신의 집무실을 찾았다. 양측은 △2013년 정기승진 인사에 1급 승진 인원 포함 △단기 업적주의 및 과도한 성과주의 추구 지양 △1~2급 통합 노조와 사전 합의 등에 합의했다. 진창근 위원장은 “노조가 문제 삼은 부분이 대부분 바로잡혔다는 점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라며 “내년도 1급 승진인원을 확정하지 못한 부분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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