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2공장에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현대차 노동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조현미 기자

4·11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선에서 4명의 비례대표 후보와 21명의 민주노총 후보, 33명의 민주노총 지지후보를 냈다. 2명의 진보신당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통합진보당 소속이다. 민주노총은 야권단일후보의 당선과 통합진보당 정당 집중투표를 위해 김영훈 위원장과 임원을 중심으로 선거지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올해 2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진보진영후보 단일화 △반MB·반FTA 일대일 구도형성을 위한 야권연대 △정당명부 비례대표 집중투표 △세액공제·당원확대를 총선방침으로 확정했다. 정

▲ “진보정당원내교섭단체의원절반은민주노총후보로”_3.jpg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3일 오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통합 상무집행위원회 수련회에 참석해 총선과 8월 총파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지부

당 투표는 조합원 ARS 조사에서 79.3%의 지지를 받은 통합진보당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전국을 돌며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3·4일 울산과 광주·대전·세종시를 순회하고, 주말에는 수도권 지원에 나선다. 9일에는 창원, 투표 하루 전날인 10일에는 울산을 다시 방문한다. 김 위원장은 4일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노동자들을 만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3일에 이어 두 번째다. 울산지역 선거지원 첫날인 지난 3일 <매일노동뉴스>가 김 위원

▲ 김창현 통합진보당 울산 북구 후보는 지난 3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금속노조 울산지부와 정책협약을 맺었다. 사진 왼쪽부터 김주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문용문 현대차지부장·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김창현 후보·한영선 울산지부장. 조현미 기자

장을 동행취재했다. 전날 성공회대 강의를 마치고 3일 새벽 2시에 울산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연일 강행군을 이어 가고 있었다.

“원내교섭단체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 달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6시50분부터 울산 북구 명촌동 현대차 중문에서 출근길 조합원들을 만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앞에는 ‘정권 심판, 총선 승리’, 뒤에는 ‘비례 집중투표는 통합진보당, 후보는 야권단일후보’라고 적힌 몸자보를 둘렀다. 오전 9시20분부터는 아반떼·산타페·베라크루즈 등을 생산하는 2공장 현장순회가 이어졌다. 현대차 출신인 김주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과 박재석 울산본부 미조직비정규국장이 동행했다. 최찬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2공장사업부위원회 대표가 공장을 안내했다. 김 위원장은 100미터가 넘는 컨베이어 라인을 따라 노동자들에게 인사를 하며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 주십시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꼭 세상을 바꿉시다.”

김 위원장을 알아본 조합원들은 장갑을 벗고 반갑게 인사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몸자보를 입고 있는 비정규 조합원도 눈에 띄었다.

“비정규직은 고용안정, 정규직은 주간연속 2교대제”

“통합진보당이 몇 번인교?”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한 기대는 많죠. 좋기는 한데 어디 회사가 해 줄란가. 돈 많이 벌어도 어디 주든교.”

조합원들은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실질임금 삭감 없는 야간근무 철폐를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김주철 본부장은 “현장에서 힘을 모아 주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20대 초반부터 50대 후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이름이 적힌 조끼를 입고 있으면 정규직, 이름과 업체 이름이 적힌 조끼를 입은 노동자는 비정규직이었다. 평균 나이 45~46세로 고령화된 정규직 조합원들은 “우리 집은 표가 4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전 현장순회가 끝난 뒤 김창현 통합진보당 울산 북구 후보와 현대차지부·금속노조 울산지부 간 정책협약식이 열렸다. 김 후보는 박대동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었다. 문용문 현대차지부장은 “4년 동안 이명박 정권의 탄압에 뒷걸음쳤지만 이제 새로운 반격을 준비해야 한다”며 “진보정치인과 힘 있게 결합하고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현 후보는 “주말특근에 들어가는 노동자들이 뼈가 삭는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현대차지부와 울산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비정규직 정규직화, 원하청 불공정 거래 척결, 타임오프 폐지 등 노조법 전면개정을 위해 입법활동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창현 후보 “비정규직 정규직화 추진”

정오에는 김영훈 위원장과 문용문 지부장, 현대차 출신인 이영희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가 1공장 식당으로 향하는 노동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오전 근무를 마친 노동자들이 밀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오후에는 아반떼와 i30를 생산하는 3공장을 돌았다. 90년 건설된 후 한 번도 불황을 겪지 않았다는 3공장의 노동자들은 무척 바빠 보였다. 13만평에 달하는 공장 안에서 김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발걸음은 더 빨라졌다. 정진성 3공장 대의원은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고용안정”이라고 말했다. 지부에 따르면 현대차 전체 정규직 노동자는 4만4천에서 4만5천명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만4천여명이 울산공장에서 일한다. 비정규직은 전국적으로 1만명에서 1만2천여명, 울산공장 비정규직은 8천명 정도로 추산된다. 지부에서조차 정확한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청업체 이름도 ㄷ산업·ㄷ기업·ㅇ기업 등으로 볼 때마다 달랐다.

현장을 순회한 김 위원장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반응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소 닭 보듯’ 했다고 한다. 그는 “불법파견 투쟁을 하면서 금속노조에도 많이 가입하고 민주노총 식구가 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많다”며 “노동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목표는 민주노총 출신 국회의원의 전국화”


같은날 오후 경주 대명콘도에서 열린 현대차지부 통합 상무집행위원회 수련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동지들이 염원하는 진보정당 통합을 이루지 못한 채 선거를 치르게 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진보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약진하도록 지원하고 갈라진 정당의 재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선에서 정당 집중투표를 하는 통합진보당이 20석을 얻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그중 절반인 10명을 민주노총 후보 또는 지지후보로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정진후(4번)·이영희(8번)·나순자(11번) 후보와 수도권의 심상정(경기 고양시 덕양갑)·홍희덕(경기 의정부을)·이병은(경기 양평·가평·여주) 후보와 김창현(울산 북구)·김선동(전남 순천·곡성)·문성현(경남 창원의창)·손석형(경남 창원성산)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총 지지후보인 김창현 후보를 제외한 9명은 모두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이들이 당선된다면 민주노총 출신 국회의원이 전국적으로 분포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선거방침을 둘러싸고 민주노총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지만 더 이상 정치방침으로 분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방침”이라며 “당면한 선거를 잘 치러 8월 총파업을 돌파할 근거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수차례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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