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자 이아무개(36)씨가 지난달 30일 경기 김포시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 사망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3일 "쌍용차에서 정리해고된 노동자 이씨가 지난달 30일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한 줌의 재로 변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부고를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고인 앞에 술 한 잔 올리고, 향불이라도 피워 외롭게 보내지 않았을 텐데 이마저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숨진 이씨는 95년 입사해 쌍용차 부품품질팀에서 15년째 근무하다 2009년 정리해고 반대 옥쇄파업 당시 77일 동안 파업에 참가했다. 이후 희망퇴직을 거부하다 해고됐다. 해고 후 3년간 직장을 구하지 못한 그는 김포에 임대아파트를 구해 어렵게 생활하다 결국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지난 2월 경기 평택시의 쌍용차지부 사무실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후 3년이 다 된 지금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해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다"고 한탄하는 그의 모습이 동료들이 기억하는 생전의 마지막 장면이 됐다.

숨진 이씨는 김포 고려병원에 안치됐다가 이달 2일 화장됐다. 사망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미혼인 데다 부모도 없기 때문이다. 지부는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죽음이 일어날 지 모른다"며 "정리해고가 낳은 스물 두 번째 살인은 쌍용차와 정부가 저지른 사회적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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