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 양승조(천안갑) 후보 거리유세장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구은회 기자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4·11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노동계의 선거지원 활동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옛 민주당·시민통합당과 함께 민주통합당 창당주체로 참여한 한국노총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의 국회 진출을 위해 조직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임원들은 연일 전국을 순회하며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30일 이용득 위원장의 충청권 선거지원 활동을 동행취재했다.

지난달 30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한국노총 천안시지부 주최 '노사 한마음 워크숍' 구은회 기자

“육해공 합쳐 50만 … 100만 한국노총이 한국사회 바꾸자”

충남 당진에서 출마한 어기구 민주통합당 후보는 한국노총이 배출한 노동계 후보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어 후보와 이용득 위원장은 이날 첫 행선지인 대한전선 당진공장으로 향했다. 지난해 말 완공된 대한선전 당진공장은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의 단일 전선공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하는 첨단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아파트 50층 높이에 해당하는 160.5미터

지난달 30일 온양온천역 앞 광장 김선화(충남 아산) 후보 거리유세 현장. 구은회 기자

높이의 초고압 케이블타워(VCV 3호기)에서 분당 4미터의 초고압 케이블이 생산된다. 높게 뻗은 케이블타워는 이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이날 대한전선 아산공장에서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대한전선노조(위원장 강진연)의 대의원대회가 열렸다. 노조 대의원과 간부 50여명이 회의장을 메웠다. 이 자리에서 이용득 위원장은 “한국의 육·해·공군을 모두 합쳐도 50만명 정도인데, 한국노총은 그 두 배에 달하는 100만명 규모다”라며 “한국노총의 조직적 기반을 바탕으로 충남 당진에서 어기구 후보를 국회로 진출시키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를 바꿔 나가자”고 당부했다. 어기구 후보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학하면서 선진국가의 복지정책에 대해 공부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국회에서 입법활동을 통해 복지사회를 구현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여의도서 노조법 개정 축하잔치를”

두 번째 행선지는 충남 아산. 최근 김선화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한국노총 아산지역지부(의장 강흥진)와 이 위원장의 간담회가 잡혔다. 아산시 온천동 근로자복지회관 내 아산시지부 회의실에서 이용득 위원장은 총선 승리와 당원확대를 당부했다. 그는 “4·11 총선 승리가 눈앞의 과제로 다가왔고, 선거 뒤 한국노총의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당원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한국노총 당원은 중앙당의 정책당원으로 별도로 관리되는 만큼 조합원의 당원 가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통합당이 제1당이 돼야 노동계의 숙원인 노조법 개정도 가능하다”며 “노조법 개정에 실패한 뒤 여의도에 올라가서 악쓰지 말고, 노조법을 뜯어고쳐 여의도에서 축하잔치를 벌여 보자”고 덧붙였다.

간담회가 마무리된 뒤 아산시지부가 지지를 선언한 김선화 후보의 거리유세가 한창인 온양온천역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후보는 아산시 소재 순천향대 공과대학 학장을 지낸 여성 과학인이다. 노무현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냈다. 김 후보는 “99%의 국민, 세상의 중심인 노동자들이 MB 정권의 실정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부패정치·특권정치를 척결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관료·법조인·학자 출신 국회의원은 이제 그만”

길거리 유세현장을 뒤로 하고 향한 세 번째 행선지는 천안 상록리조트. 한국노총 천안시지부가 주최한 ‘노사 한마음 워크숍’이 열렸다. 천안지역 노조간부 250여명이 한데 모였다. 이 위원장의 특별강연회가 마련됐다. 이 위원장은 “기존의 정치권은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노동자와 서민의 아픔에 공감하는 정치를 만들고자 한국노총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민주통합당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관료나 법조인·학자 출신이 아닌 노동자가 지지하는 후보가 국회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여기 모인 노조간부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민주통합당 소속 양승조(천안갑) 후보와 박완주(천안을) 후보가 함께했다. 양 후보는 “대한민국이 자살률이 높고 출산율이 낮은 불행한 국가가 되고 있다”며 “세상을 확 갈아엎을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자신을 (주)동서산업 아산공장 부위원장 출신이라고 소개한 뒤 “MB정부가 대기업 재벌들에게 퍼준 감세 특혜 90조원은 연봉 3천만원 받는 노동자 15만명을 20년간 고용할 수 있는 막대한 금액”이라며 “4·11 총선이 일하는 사람들이 심판하는 선거, 노동의 가치가 실현되는 선거가 되도록 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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