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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거리 가까우면 관치 … 금융위 이전계획 저지할 것”이연임 금융투자협회노조 위원장

▲ 이연임 금융투자협회노조 위원장
금융투자협회노조(위원장 이연임)가 지난달부터 그들의 ‘슈퍼갑’이라 할 수 있는 조직과 싸우고 있다. 상대는 회원사의 약관심사부터 협회 정관개정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금융위원회다.

노조와 국가기관의 싸움인지라 노동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다툼의 원인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러자 금융위는 “공식적인 일이 아니다”고 물러섰다.

22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 금융투자협회 노조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이연임(44·사진) 위원장은 “회원사 서비스 저하와 관치를 막기 위해서라도 금융위의 협회 이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위 협회 이전 논란의 경과를 설명해 달라.

“지난해 연말부터 금융위가 조직을 확대하면서 이전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 대상으로 금투협이 1순위로 거론됐다. 올해 1월 중순 이후 대대적으로 언론보도가 나왔다. 노조는 당연히 반대투쟁을 벌였다.”

- 금융위의 이전계획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뭔가.

“금융위는 1~5층을 자신들이 쓰고 6~8층은 협회와 공동으로 쓰자고 얘기하고 있다. 협회에는 이미 회원사들이 입주해 있다. 더군다나 금융위가 지불하겠다는 임대료는 18억원이다. 현재 금융위가 금감원 건물을 쓰면서 지불하고 있는 금액과 같다. 그런데 금감원이 사용하겠다는 공간의 실제 임대료를 계산해 보면 44억원이 나온다. 이대로 계약이 체결되면 협회는 배임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금융위가 금융정책을 관장하는 국가기관이라는 배경만 믿고 밀어붙이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사회 정의상 옳지 않은 일이라는 점이다. 금융위가 원하는 공간에 자본시장연구원·에프엔가이드·KTB자산운용 등 회원사와 연구기관이 들어서 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입주한 민간기업을 국가기관이 이유 없이 내쫓고 정작 자신들은 턱없는 가격에 나앉으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금융위가 입주하면 회원사들이 불편해할 것 같은데.

“협회가 회원사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확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매일같이 수많은 회원사들이 협회를 드나드는데, 금융위가 입주하면 이들에 대한 출입통제부터 할 것이다. 또 협회 건물에서 회원사들의 행사가 많이 열리는 데 물리적·심리적 부담으로 활용도가 낮아질 것이다. 금융위가 같이 쓰겠다고 하니 말이다. 협회의 정체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금투협은 금융위의 제재를 받지만 회원사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할 수 있다. 관과 민의 접점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물리적 거리가 가깝게 되면 아무래도 전자에 무게가 많이 실릴 수밖에 없다.”

- 사측이나 금융위의 반응은 어떤가.

“박종수 회장 역시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다. 얼마 전 공개적으로 그런 얘기를 했다가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한 소리 들었다. ‘노조 장악을 못한다’고 말이다. 김 위원장은 국가기관의 뜻은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추경호 부위원장은 ‘공식적인 것도 아닌데 왜 노조가 난리냐’고 했다. 180명밖에 안 되는 조직이 이처럼 시끄럽게 굴어 여론을 환기시킬 줄 몰랐을 것이다.”

- 노조 반발에 대해 금융위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나.

“최근 금융위가 유관기관들을 불러 모아 축구대회를 개최했는데, 우리는 참가하지 못했다. 참가비까지 돌려주면서 오지 마라고 했다. 총 17개 기관이 참가했는데, 4조4개팀으로 짜야 한다면서 말이다. 게다가 협회가 금융위에 파견한 직원의 임기가 이달 20일까지인데, 미리 돌려보냈다. 업무 협의를 하러 가면 직원을 가만히 세워 두는 일도 있다. 뜬금없이 예산이나 회비 서류를 보여 달라고 하기도 한다. 노조는 이러한 일들이 결코 이번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노조의 목소리는 이미 금융위에 충분히 전달된 상태다. 금융위가 드러나게 움직이지 않으니 우리도 같은 얘기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추경호 부위원장이 상반기 중 금융위 이전계획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 누가 그러더라. 이건 ‘버티면 이기는 싸움’이라고…. 금융위가 내세울 논리와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금융위가 다시 한 번 턱없는 시도를 한다면 그때 다시 투쟁에 나설 것이다.”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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