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지지를 받아 야권단일화에 성공한 노동자 대표 후보 김창현입니다.”

진보정치 1번지, 노동자의 도시 울산 북구의 야권단일화 후보로 선정된 김창현(50·사진) 통합진보당 후보는 자신을 "노동자 후보"라고 소개했다. 80년대 학생운동과 노동현장 투신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95년 경남도의회 의원과 97년 울산시 초대 시의원, 98년 울산 동구 민선 초대구청장을 거치며 진보정치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그가 스스로를 "노동자 후보"라고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노동뉴스>가 울산 북구 신천동 선거운동사무실에서 김창현 후보를 만났다.

- 주민 여론조사를 거쳐 야권단일후보로 선정됐다. 소감이 어떤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야권단일화에 동의하고 경선 결과에 아름답게 승복한 민주통합당과 이상범 후보에게 감사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 실정을 거듭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하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아안고, 야권이 굳게 단결해 승리로 보답하겠다. 진보정치 1번지 울산의 자존심을 지키겠다.”

- 야권단일화 효과가 울산 북구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울산 북구는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가 모여 있는 노동자 밀집지역이다. 유권자 대다수가 노동자다. 계급투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역대 선거에서 야권단일화는 선거 승리의 단초가 됐다.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야권단일화가 노동자 유권자들의 결집력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다. 울산 북구가 야권승리의 진원지가 될 것이다.”

- 울산 동구청장을 지냈다. 울산 동구에서 총선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북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동구청장을 지낸 것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의 일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을 맡아 서울에서 활동했다. 그러다 2008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당이 쪼개졌고, 다음해 울산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민주노동당에서는 내가, 진보신당에서는 조승수 의원이 출마했다. 당시에도 야권단일화를 거쳐 조 의원이 당선됐다.

당시 북구 선거에 나오자 주민들이 “왜 동구에서 북구로 왔냐”고 궁금해하셨다. 그때 내가 북구 주민들께 약속을 한 것이 있다. 정치적 고향은 동구이지만, 앞으로 봉사하면서 뼈를 묻을 곳은 북구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 뒤 3년간 북구 주민들 속에 들어가 살았다. 급식 봉사와 집수리 봉사·목욕 봉사를 다니고 한글교실도 운영했다. 3년 정도 지나니 이제 주민들도 내게 사랑을 보여 주신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지 않은 이유다.”

- 학생운동과 노동현장 투신 경력이 있긴 하지만 ‘노동자 후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노동자 대표성은 노동자 출신이냐 지식인 출신이냐로 나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민주통합당이나 새누리당에도 노동자 출신이 많다. 하지만 그분들이 노동자 대표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가 진짜 노동자의 아픔을 대변하는가. 생계와 고용보장에 대한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가. 노동자의 아픔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가. 이런 것들이 노동자 후보를 판단하는 근거다. 후보가 속한 당이 노동자 계급성을 기반으로 하는 당인가 하는 점도 중요하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나는 충분히 노동자 후보로서 대표성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나는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노동자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 최근 현대자동차 불법파견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었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1천900여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역의 현안이기도 한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불법파견으로 판결이 났으니 정규직화로 이어져야 한다. 19대 국회가 개원하면 첫 번째 노동관련 입법과제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법안’을 처리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현대차 회사측은 최병승씨(소송 당사자) 개인의 문제라며 판결의 파장을 축소하려고 한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최병승씨처럼 2005년 7월 이전에 입사해 옛 파견법상 고용의제 조항을 적용받는 노동자가 수천 명에 달한다. 개정 파견법의 고용의무 조항을 적용받는 노동자도 상당수다. 이 둘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모두 구제해야 한다.

세상에 정당한 파견노동은 없다.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한다면 정규직화해야 한다. 파견법은 폐지하는 것이 맞다.”

- 울산 북구의 주요 지역현안은 무엇이고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지난 10년간 울산 북구의 인구가 7만명 이상 늘었다. 인구가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다. 그에 비해 교통시설이나 복지·문화·체육시설 같은 도시 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정치인이 할 일이 많은 도시가 바로 울산 북구다.

교통문제는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북구를 두 동강 내고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북구철길을 이설하는 것이 오랜 숙원과제로 놓여 있다. 북구를 관통하는 철길은 2013년까지 이설하는 것으로 계획만 세워져 있을 뿐 공정률은 10%도 안 된다. 이대로 두면 철길이 언제 이설될 지 알 수 없다. 각계의 여론을 모아 국회청원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동해남부선 철길이 지나는 경주·포항·부산 쪽 의원들과도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이 밖에 경주로 올라가는 7번 국도 확장공사, 현대차 쪽으로 향하는 오토밸리도로 개통도 시급한 과제다.”

- 선거운동 과정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역에서 ‘밥 퍼’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 그 덕에 동네 할머니 유권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경로당에 가면 어르신들이 “아이구~ 인물 좋은 김창현이 왔네”하며 좋아하신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맘에 드는 사람은 무조건 ‘1번’인 줄 아신다. 자꾸 “1번 찍어 주면 되지?”하시는데, 정말 팔짝 뛸 노릇이다."

- 진보정치 1번지 울산을 지탱해 온 노동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어떤 분은 나를 좋아해 주시고, 어떤 분은 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신다. 개인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는 이유도 있겠고, 통합진보당에 대한 선호가 엇갈리는 이유도 있다. 통합진보당이 국민참여당과 손잡은 것에 대해 언짢게 여기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차이를 넘어섰으면 좋겠다. 올해 총선은 체제 변환을 위한 대격돌의 장이다. 노동자들에게 재앙과 같은 신자유주의체제에 구멍을 내는 선거가 돼야 한다. 진보정치의 주자들은 노동자 중심의 새로운 고용복지체제를 만드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인 개인이나 정당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힘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김창현 통합진보당 후보는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고려대 정책대학원 졸업
육군 보병 제7사단 만기제대
제5대 경상남도의회 의원
울산시 초대 시의원
울산시 동구 민선 초대구청장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행복발전소 한글교실 교장
울산 북구 탁구연합회장
울산통일축구대회장
농서초등학교 운영위원장
농소3동 자율방범대 자문위원
울산 북구 철길 조기이설 국회청원운동본부 공동본부장
통합진보당 울산광역시당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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