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우 한국수자원공사노조 위원장
"한국수자원공사의 주인은 조합원입니다. 노조가 경영의 한 축으로 참여하는 조합원 중심 책임경영을 실현해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이영우(사진·40) 한국수자원공사노조 위원장의 취임일성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6일 오전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본사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강한 노조를 만들어 내외부적으로 봉착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임원선거 결선투표에서 58.3%를 얻어 당선됐다. 임기는 올해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다. 지난 98년 수자원공사에 입사한 이 위원장은 정보관리실· 댐관리처·물관리센터에서 근무했다. 지난 2004·2005년 노조 대의원을 거쳐 2008년 8대 노조 위원장 후보로 나섰다. 이후 9대 위원장 선거에 다시 도전했고, 노조 역대 사상 531표라는 가장 큰 표 차이로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전체 직원 중 5%밖에 안 되는 전자통신 직종 출신이다. 그는 "사람들이 좋아 머슴처럼 활동했던 친화력으로 조직 내 분열을 통합하고 변화에 대한 조합원들의 열망이 지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강한 노조를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시도한 변화는 지역본부장 직선제다. 이 위원장은 이달 5일부터 15일까지 임명제였던 지역본부장들을 지역 조합원들이 직접 선출하도록 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본조의 권한이 약해진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노조의 힘은 현장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강한 노조의 힘은 현장의 신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위기에 봉착해 있다. 외부적으로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책사업 추진으로 부실공기업으로 전락했고,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평가제도에 의해 조합원들이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 설립 이래 처음으로 양복이 아닌 투쟁조끼를 입고 출범식을 진행한 이유다.

이 위원장은 최우선 해결과제로 내부갈등 해소를 꼽았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경영실적 평가제도에 따라 모든 부분이 정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됩니다. 그런데 사측이 이를 근거로 조합원들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어요. 각종 평가제도로 직종과 부서 간 이기주의가 심화돼 있고 갈등의 골이 깊습니다.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마련하고, 협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외부적으로는 국책사업 추진에 따른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 위원장은 "사측과 소모적인 싸움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노사가 힘을 모아 국책사업 투자비 회수를 위한 다각적인 정부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미래를 위해 전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4대강 사업은 국가의 이·치수 사업으로 수공이 참여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향후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국민들에게 정확한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책사업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가정도 포기하고 주말도 없이 주 100시간 이상을 일하는데, 회사는 부채가 늘고 노동자들은 공공의 적이 돼 버려 안타깝다"는 입장을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개인에 따라 찬반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책임 있는 문제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에도 힘쓸 예정이다. 기존에 해 오던 초·중학교 급수시설 지원 및 정기적 수질관리, 원수가 부족한 도서지역 해수담수화 시설 수탁운영을 넘어 식수부족국가 해외봉사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새터민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노조의 문턱을 없애 조합원들에게 일상적인 버팀목이 되게 만들겠다"며 "조합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발로 찾아다니는 편안한 위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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