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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청년이 만들면 세상은 드라마가 된다”
윤자은 기자

“2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기분이에요. 법내 노조로 진입한 만큼 세대별 노조의 정체성을 알려 나가고 전문성을 키워야죠. 고용노동부로부터 전국청년유니온이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아야 하고요. 과제가 많아요."

청년유니온과 서울청년유니온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한지혜(27)씨의 말이다. 서울지역 청년유니온 조합원들로 구성된 서울청년유니온은 지난 14일 서울시로부터 설립신고증을 받았다. 2010년 3월13일 국내 최초 세대별 노조로 설립된 지 2년 하고도 하루 만이다. 서울청년유니온은 법내 노조 지위를 획득했고, 노동3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이들의 소감은 한 위원장의 말처럼 정규직 전환의 기쁨에 견줄 만하다.

15일 오전 조합원들을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기 바쁜 와중에 이들은 노동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로 향했다. 노동부가 이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평소 아르바이트할 때 주로 착용하는 트레이닝복 복장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청년들의 꿈과 의지를 노동부가 짓밟고 있다”며 “구직자와 청년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부는 지난 2년간 청년유니온의 설립신고를 4차례나 반려했다. 청년실업과 불안정노동 문제를 해결해야 할 노동부가 자신의 소임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노동부는 청년유니온에 포함된 구직자와 실업자의 조합원 자격에 문제가 있어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노조 설립신고증을 교부할 수 있었던 결정적 근거인 행정법원의 결론은 다르다. “구직자가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청년유니온은 앞으로 서울지역 청년들의 노동권과 구직자의 교섭권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삶을 개선하고 취업할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과 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에 나서겠다고 했다. 서울지역에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표준이력서도 요구할 계획이다. 기업마다 과도한 스펙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취업의 벽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다. 서울청년유니온이 설립신고증을 받은 만큼 전국 각 지역 청년유니온도 이들의 행보를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청년이 만들면 세상은 드라마가 된다”고 외쳤다. 청년의 눈으로 세상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어떤 영상을 만들어 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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