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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근로자다김혜선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김혜선
공인노무사
(금속노조 법률원)

지난해 여름,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 한 분이 상담을 받고 싶다며 법률원을 방문하셨다. 어떤 일로 오셨는지를 묻자 그 분은 임금을 많이 못 받았는데 회사가 망해 버렸다며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문의하셨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체당금지급신청에 대한 상담을 해 드리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는데, 아차차…. 상담을 오신 그분은 회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근무를 하셨던 ‘객공’이었고, 이 사건은 체당금 신청 전에 ‘근로자성 여부’를 다퉈야 하는 사건이었다.

A씨는 의류회사에서 생산된 의류(특히 바지)를 다리는 업무(일명‘아이롱’)를 하고 아이롱 작업을 한 의류 수량에 따라 금품을 지급받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했다. A씨는 의류회사에서 10여년간 근무해 왔으며, 최근에는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야기에 약 3개월 정도 임금이 체불됨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근무를 하면서 회사의 안정을 바랐으나 회사는 결국 2011년 2월 부도처리가 됐다. A씨를 비롯해 회사에 근무하던 100여명의 사람들은 두 달에서 세 달치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됐다. 부도가 나자 어떤 노무사가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을 받아 주겠다고 하면서 설명회를 진행했고, A씨 역시 설명회를 듣고 노무사에게 사건을 맡기려 했으나 회사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A씨는 본인을 왜 다른 근로자들과 다르다고 하는지, 왜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고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법률원에 오게 된 것이었다.

A씨는 비록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바지 한 장당 600~700원의 금액을 책정해 매달 작업한 바지 개수에 따라 금품을 지급받았으나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출퇴근시간이 타 근로자들과 동일했다. 작업도구(다리미·다림판 등) 역시 회사소유였다. 또 물량이 많을 경우에는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연장근무를 했으며 반장의 업무지시를 받으며 근무했다. ‘객공’이라는 점, 물량이 많을 때는 일용직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작업을 하고 회사로부터 받은 금품을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A씨가 지급했던 점이 마음에 걸렸으나 그렇다고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단정 지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후 상담을 통해 체불금품확인을 받고 체당금 신청을 하기로 했고, 이 체당금 신청을 하기 위해서 A씨의 근로자성 여부가 주되게 다뤄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체불금품에 대해 노동부에 진정을 하기로 했으나 사업주가 노동부 조사에 응하지 않아 곧바로 임금체불로 고소를 했다. 그러자 사업주는 공장이 있는 해외로 도망을 가 버렸다. 결국 A씨는 체불금품확인을 받지 못한 채 체당금 신청을 하게 됐다. 두 차례의 문답과 상급자였던 부장과 대질조사를 진행했으나 결국 A씨는 체당금을 지급받을 대상(즉 근로자)이 되지 않아 체당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불승인 통지를 받았다.

상하관계가 명확한 사업주와 근로자 간에 체결하는 계약서의 명칭은 사업주의 의사가 적극 반영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형식적인 명칭에 얽매이지 않고 근로관계의 실질을 판단해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동부는 단순히 A씨가 체결한 계약이 도급계약이라는 이유, 물량이 많을 때 일용근로자 한두 명을 고용해 업무를 수행, 임금을 직접 지급했다는 점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은 ‘객공’이라는 특성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와 다르다는 점이 인정된 것일 뿐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 판례 역시 “형식상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정한 작업장소와 시간에 도급인의 계획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면서 그 지휘·감독을 받아 작업을 하고 노무제공에 대해 근로일수에 따른 급여를 제공받기로 한 자에 불과하다면 당해 수급인(오야지)은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A씨는 본인이 10여년간 근무한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노동부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었고, 현재 3년간의 퇴직금과 3개월의 휴업수당을 받기 위해 행정심판을 준비 중이다. 상담 이후 반년이 훌쩍 넘은 현재까지도 체당금 지급을 받지 못한 채 진행형인 이 사건의 A씨는 과연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김혜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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