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위원장 서성학)가 1년여 만에 2010년·2011년 임단협을 타결했다.

지부는 1일 “노조의 요구가 상당부분 수용된 가운데 임단협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서성학 위원장과 리처드 힐 은행장은 지난달 28일 오후 늦게까지 협상을 진행한 끝에 임단협 협상을 타결했다.

노사는 임금인상률의 경우 큰 이견 없이 2010년·2011년 각각 2.0%·4.1%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률이 반영된 급여는 이달 21일 소급해서 지급된다.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성과급제는 상당 수준 노조의 요구가 수용됐다. 이에 따라 기존 급여체계인 호봉제가 유지되고 팀별성과급제가 도입된다. 그동안 사측은 호봉제를 폐지하고 개인 성과급제 도입을 주장한 반면 지부는 호봉제 유지와 집단 성과급제를 요구했다.

지부는 “은행측이 주장하던 철저한 개인성과급제도가 팀별성과급체제로 수정됐고 비정규직까지 적용된다”고 밝혔다. 기존 60억원 한도 내에서 차등 지급되던 성과급이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12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급여 상승 효과가 있다는 것이 지부의 설명이다.

현재 일부 직급으로 한정돼 있는 후선발령과 관련한 논의는 나중으로 미뤄졌다. 사측은 준칙 개정을 통해 전 직원으로 후선발령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노조는 현행 유지를 요구했다. 양측은 향후 공동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후선발령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노사는 명예퇴직 제도의 경우 해마다 운영하던 것을 폐지하고 매 집행부마다 노사협의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대신 준정년퇴직제도를 개선해 4급 이하, 45세 이상 등 특정 요건을 갖춘 직원에게는 24개월치 급여가 특별 퇴직금으로 지급된다.

서상학 위원장은 담화문을 통해 “이번 합의가 노사 간의 신뢰가 철저하게 붕괴된 상황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최선책이었기에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힐 행장은 “노사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며, 다시는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함께 힘쓰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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