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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물'과 대권주자
"정수장학회는 강제로 강탈한 장물이다. 장학회를 측근에게 넘기고 자기와 상관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잡범들이 장물을 오래 소유하면 자기 것이 된다고 생각할까 두렵다."(정동익 사월혁명회 의장)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수장학회 앞에는 '장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국어사전에 나온 장물의 뜻은 '절도·강도·사기·횡령 따위의 재산 범죄에 의하여 불법으로 가진 타인 소유의 재물'이다. 절도·강도에 불법까지 뜻 하나하나가 섬뜩하기만 하다.

법원은 지난달 24일 정수장학회가 사실상 '장물'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판사 염원섭)는 "5·16 쿠데타 직후 강압에 의해 부산일보와 문화방송·부산문화방송 주식을 넘겼다"며 고 김지태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당시 5·16 장학회)를 상대로 낸 주식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그러나 국가의 강압에 의해 재산이 넘어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중앙정보부 부산지부장이 연행된 김씨 회사 직원들에게 권총을 차고 접근해 "군이 목숨 걸고 혁명을 했으니 국민 재산은 우리 것"이라고 겁을 준 점, 중정 부산지부 수사과장이 김씨 측근에게 "살고 싶으면 재산을 헌납하라"고 강요한 점 등을 인정했다.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에서 정수장학회 사건을 직접 조사한 바 있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달 27일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가가 개인을 잡아 가두고 재산을 강압적으로 빼앗은 것"이라며 "어떻게 납치·강도의 산물로 젊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정수장학회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의무가 있다는 것을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꼭 질문해 달라"고 주문했다.

올해는 부산일보가 5·16 장학회 소유재산으로 넘어간 지 50년이 되는 해다. 부산일보노조(현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는 지난 88년 정수재단을 상대로 언론 사상 최초의 파업을 벌였고, 언론사상 처음으로 편집국장 선거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5·16 장학회 소유재산으로 넘어간 지 50년이 되는 올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경영권과 편집권 독립을 외치고 있다.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는 다름아닌 대권주자 박근혜 위원장이 쥐고 있다. 이제 그가 답할 차례다.

조현미  ssa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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