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회서비스를 시장화하는 등 친기업 정책으로 인해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더 나빠졌어요. 시민·사회단체와 정부의 관계도 무너진 상태고요. 여성노동자들의 일자리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에 성공해야 합니다. 올해 여성의 날에는 여성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을 보여줄 거예요.”

3·8 세계여성의 날, 화두는 총·대선

정문자(51·사진)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104주년을 맞는 3·8 세계여성의 날의 화두 역시 총선과 대선이었다. 정 대표는 “반여성노동자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여성노동자들이 집결하고 여성노동 과제를 선포하는 여성의 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성운동진영은 이를 위해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 6일에는 여성노조 등과 함께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과 총·대선 여성노동의제 정책협약을 체결한다. 핵심 내용은 여성 일자리 창출·고용평등·여성비정규직 축소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노동자의 61.8%가 비정규직이다. 성별 임금격차도 38%에 달한다. 정 대표는 “비정규직을 줄이자는 얘기는 모든 정당에서 얘기하지만 정책실현을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핵심”이라며 “비정규 축소를 위한 예산확보를 각 정당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7일에는 양대 노총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60여개 여성·노동단체들이 참여하는 ‘생생여성행동’이 '도심 펭귄 게릴라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 여성노동자들이 펭귄 복장을 하고 여성비정규직 축소·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등 여성노동자의 요구를 몸으로 알리는 퍼포먼스다. 8일 여성의 날 당일에는 국회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로 2012 총선 젠더정책 토론회를 진행한다. 10일에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국여성대회 행사를 진행한다.

“19대 국회서 최저임금법·비정규직법 개정돼야”

여성노동자회는 이와 관련해 최근 총·대선 대응 특별팀을 꾸렸다. 여성의제개발팀과 회원교육실천팀을 구성해 여성의제를 발굴하고 여론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3대 영역에서 19대 국회에서 이뤄야 할 6대 법안과 9개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선 후보가 확정되는 이달 중순부터는 11개 지역지부에서 각 지역의 모든 후보들에게 정책제안서와 질의서를 보내고 입장을 요구하는 총선활동을 벌인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꼭 개정해야 하는 법안으로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꼽았다. 정 대표는 “최저임금이 여성의 평균임금이 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성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은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가사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은 여성노동계의 숙원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19대 국회에서 반드시 개정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대표는 인천여성노동자회의 전신인 ‘일하는 여성나눔의 집’이 개원한 88년부터 여성노동운동에 몸담았다. 20년이 넘는 세월이다. 정 대표는 일하는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그는 “여성들이 적정한 임금을 받고 차별 없는 직장에서 인권을 보장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고달프고 하기 싫은 일이 아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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