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불안과 공포를 안겨 줬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아스팔트 ‘방사능 오염도로’와 ‘방사능 벽지’, 잦은 원자력발전소 고장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체르노빌 문제나 일본 후쿠시마 문제로만 생각했던 방사능 오염 문제가 이제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방사능과 방사선이라는 용어를 혼돈해 사용하고 있다. 방사능이란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방사성물질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이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핵발전소 원료 물질인 ‘우라늄(U-235)'과 핵발전소 사고로 인해 환경오염 문제로 자주 등장하는 ‘요오드((I-131)’, ‘세슘(Cs-137)’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방사성 물질이라고 한다.

방사선이란 방사성물질의 핵이 붕괴(핵분열)하면서 사방으로 퍼지는(방사) 에너지를 말한다. 대표적인 방사선 종류에는 알파(α)·베타(β)·엑스(X)·감마(γ)선이 있다. 이러한 에너지는 어떤 물체를 통과하면서 그 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가 갖고 있는 전자를 떼어 내는(전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리방사선이라고 한다. 만약 방사선이 살아 있는 생물체를 통과하게 되면 단백질이나 DNA를 변형시켜 암이나 유전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고, 세포를 죽이거나 변형시키게 된다. 즉 방사선은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주범인 셈이다.

방사선량을 나타내는 단위(선량)도 여러 가지를 사용한다. 언론을 통해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단위는 '베크렐(Bq)'과 '시버트(Sv)'다. 베크렐은 방사성물질의 양(일종의 농도 개념)을 나타내는 단위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보여 준다. 1베크렐은 1초 동안 1개의 원자핵이 붕괴해 방출하는 방사능 강도를 나타낸다. 보통 환경오염(대기·토양·물 식품)에서 검출되는 방사능량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따라서 오염대상에 따라 킬로그램당(kg), 리터(L)당, 부피(m3)당 방사능의 양을 표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물의 오염 기준은 1리터당 10베크렐이며, 우리나라 식품에서의 세슘(Cs-137·134) 기준은 킬로그램당 370베크렐이다.

시버트(Sv)는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방사성물질이 방사선을 방출하는데 이것이 사람 몸에 미치는 정도를 숫자로 나타낸 것으로, 인체(혹은 생명체)에 피폭된 방사선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방사선량은 허용치가 정해져 있고 이를 ‘선량한도’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 연간 노출한도는 1밀리시버트(mSv)다. 자연방사선 외에 1년 동안 일상생활을 하며 몸에 누적되는 방사선량이 1밀리시버트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방사선보호국(NCRP)에 의하면 연간 1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계속 노출되면 1만명당 1명의 암 발생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병원에서 찍는 가슴 엑스레이 촬영은 0.05밀리시버트, 흉부 CT촬영은 연간 노출한계를 6.9배나 초과하는 6.9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역학적으로 방사선의 안전한 노출한도는 없다고 한다. 이는 가능한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개인 의지와 달리 우리들은 언제든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 일본 동해안을 떠돌던 생선이 언제 우리 밥상에 오를지 모르는 일이다. 방사능 문제가 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우리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알고, 제대로 대처하면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