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 위원장

"강한 노조를 만들어 조합원이 회사의 변화와 발전을 일구는 주역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6등으로 떨어진 대우건설이 1등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박성일(44·사진) 대우건설노조 위원장의 취임일성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대우건설노조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국내 최고 건설사로 재도약하기 위해 건강한 감시자와 경영 동반자로서 노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월4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대우건설 임원선거에 단독출마해 98.1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임기는 이달 1일부터 2015년 1월31일까지다.

박 위원장은 94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건축개발영업부서에서 근무하다 2000년 노조창립 시 법규부장을 맡아 노조활동을 시작했다. 2001∼2004년 리비아에서 현장경험을 쌓은 후 복귀해 다시 노조 사무국장과 대외협력국장으로 활동하며 대우건설 인수합병 투쟁을 이끌었다. 2007년부터 리비아 현장에서 근무하던 중 리비아 사태로 철수해 현재 해외영업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사연이 많은 사업장이다. 대우건설은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말 (주)대우가 공중분해되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 등 직원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국내 3위 건설사에 오른 뒤 출범 3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정부는 2004년 대우건설 매각작업에 나섰고,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하지만 금호그룹이 자기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한 결과 대우건설은 위기로 치달았고, 2010년 다시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박 위원장은 "금호그룹의 인수합병이 실패로 끝난 것에 대해 지금까지도 조합원들에게 남아 있는 죄책감이 크다"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만큼 앞으로는 더 이상 실패하지 않도록 언제가 다가올 매각과 위기에 대비해 튼튼하고 강한 노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가장 먼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참여하는 공사현장 300여곳을 임기 중 모두 방문하는 것이 그의 첫 번째 목표다. 박 위원장은 "노조를 근로조건 개선 등 일상 속 복지를 실현하는 친근한 생활공간으로 바꿀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회사에 전하고, 변하는 회사의 모습을 통해 조합원들이 노조의 중요성을 느끼며 자부심을 갖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경영의 전통을 이어 가기 위해 산업은행 등 대주주의 부당한 입김에 대우건설이 흔들리지 않도록 맞서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상급단체인 건설기업노련이 추진하고 있는 소산별노조 조직전환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건설기업노련은 지난 8일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상반기까지 소산별노조로 조직을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박 위원장은 "처음엔 조합원들이 연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여러 번 매각투쟁을 거치면서 연대의 중요성을 공감하기 시작했다"며 "건설기업노련의 대표 사업장으로서 소산별 조직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다른 사업장에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회사 발전과 노조의 위상 강화, 조합원의 권익보호를 일치시킬 것”이라며 “워크아웃과 실패한 금호그룹의 인수합병 등 교훈을 발판 삼아 올해를 대우건설이 1등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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