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성 기자

"그간 지역과 업종으로 나뉘어진 임금·단체협상을 공동으로 묶어 산별중앙교섭을 위한 교두보를 임기 내에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건설노동자들이 하나로 만드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김영주(49·사진)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위원장의 취임일성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오후 서울 관악청소년수련회관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플랜트건설노조의 대표적인 두 업종 석유·화학과 제철을 특성에 따라 공동교섭으로 묶어내 이를 발판으로 산별교섭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각 지역마다 따로 진행된 임·단협 투쟁의 한계를 넘어 공동교섭 투쟁을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며 "동일노동을 하는 건설노동자는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임금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10일부터 17일까지 경선으로 진행된 임원선거에서 58.16%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임기는 이달 1일부터 2014년 12월까지다. 김 위원장은 포항건설노조 위원장·건설일용노조 수석부의장·건설산업연맹 영남지역 본부장·민주노총 경북본부 포항시협 수석부의장 등을 지냈다. 23년차 배관기능공이다.

그는 "현장 노동자 출신인 만큼 조합원들이 처한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투쟁을 통해 함께한 것에 조합원들이 높게 평가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장점을 살려 플랜트건설노조와 현장 조합원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해 말로만 하는 연대가 아닌 실제로 공동투쟁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달 5일 취임식을 마친 후 플랜트건설노조 지부가 있는 7개 지역을 순회하며 현장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급단체인 건설산업연맹이 추진하고 있는 대산별노조 건설과 관련해서는 동의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맹은 지난 30일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대산별노조로 조직을 통합하기 위해 (가)전국건설산업노조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준비위에는 연맹 산하 건설노조와 플랜트건설노조가 참여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 두 조직은 (가)전국건설산업노조로 조직을 전환하기 위해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건설노동자가 하나로 함께 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플랜트건설노조 조합원들의 준비 정도가 아직 미흡한 수준이어서 조합원들이 산별노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느낄 만한 경험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연맹이 지난 10년 동안 노력해 온 산별노조 건설을 부정하거나 단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다만 내부 조합원들의 준비 없이 성급히 외형만 산별노조를 따라가기보다는 내용적으로 먼저 진정한 산별노조가 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현장 조합원 교육을 강화하고, 산별노조의 필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앙 상근자와 지부 상근자의 월별 만남을 정례화해 지부와 중앙 간 소통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그 밖에 김 위원장은 조합원을 지금보다 두 배 늘려 노조의 조직력과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월 총선에 건설노동자를 대표해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서는 윤갑인재 전 플랜트건설노조 위원장을 당선시키기 위한 총선투쟁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말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현장 노동자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노조위원장으로서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동지로 조합원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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