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예상되는 2차 구조조정에 대해 5월말 투쟁에 나서기로 했던 한국통신노조(위원
장 이동걸)는 일단 조직 역량 확보에 주력키로 하고 투쟁계획을 유보하기로 했다.

한국통신노조는 정부의 2차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 구조조정 저지에 총력을 기울인
다는 방침 하에 지난 15일 시작한 단체교섭을 시발로 민주노총과 투쟁 결합을 통해 총력 대응키
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노조는 애초 오는 30일~6월 1일까지 전국 지부장, 대의원 등
조합간부들의 중앙집중 선도투쟁을 계획하고, 30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투쟁을 결의하기로 계
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6일 가진 노사대표 각 5인씩 참여한 간담회에서 이계철 사장이 "한국통신은 인력
감축안을 갖고 있지 않다"며 "노조와 협의없는 구조조정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
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이날 긴급히 중앙상집회의를 열어 내외적인 여건을 고려할때 당장 5월말 투쟁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 앞서의 계획을 일단 유보키로 하고, 6월 4일 민주노총 집중투쟁에
는 원래 계획대로 참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노조는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구조조정안이 기획예산처를 통해 이미
나온 상태에서 한통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문제들이 걸려있기 때문. 이에 대해 노조는
구조조정을 둘러싼 투쟁을 장기전으로 보고, 조직력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결정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투쟁유보 방침을 전해들은 서울본부 일부 대의
원들은 27일 오전 중앙본부를 방문해 이번 결정에 대한 집행부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 이들
은 이날 "지난해에도 구조조정이 없다고 해놓고 대규모 인력감축을 한 것이 아니냐"며 "회사측의
입장을 무조건 믿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집행부가 분명한 합의서를 도출하는
등 집행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나서, 이를 둘러싼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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