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규
건설노조 건설
기계분과 위원장

"공공공사 현장의 임금체불이 더 심각한 것은 해당 행정기관들이 체불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상 정부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어요. 법으로도 보호받지 못하는 건설기계노동자들을 정부마저 외면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박대규<사진>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 위원장은 18일 오후 <매일노동뉴스>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설을 앞두고 다른 노동자들은 상여금과 설 선물 등을 받는 데 반해 건설기계노동자들은 밀린 임금조차 언제 받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조합원 3명과 함께 경기도 성남 소재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위에 올라 점거농성을 벌였다. 그는 한 시간만에 경찰에 강제진압돼 분당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박 위원장은 "체불의 심각함을 알려 이번 설만큼이라도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밀린 임금을 받아 고향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절박한 바람으로 톨게이트 위에 올라갔다"며 "우리도 일한 만큼 임금을 받고 설날에는 고향에 다녀오고 싶은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정부가 해마다 체불임금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행이 안 돼 체불 문제가 더 악화되고 있다"며 "그간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체불 문제 해결 요구에 노동자가 아니라며 외면했던 정부가 강기갑 의원이 해결책으로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서는 건설사들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법안 통과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근본적으로는 건설기계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는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체벌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조사를 실시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제발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공공사 현장만이라도 체불이 근절될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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