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5일로 출범 한 달을 맞은 통합진보당이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의 ‘쇄신풍’과 민주통합당의 ‘통합풍’에 밀려 지지율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이는 정당 지지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범 초에 10.3%(리얼미터)로 두 자릿수를 찍더니 같은달 16일 민주통합당 출범 뒤에는 3.1%까지 추락했다.

통합진보당이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을 두고 여러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고 내부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요약된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중앙당 창당식에 이어 전국 시·도당 창당식을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외견상으로는 통합절차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국민의 관심 밖이다. 오히려 통합진보당이 거대 정당의 쇄신풍 사이에서 밖으로는 진보적 정체성을 보여 주지 못하고 안으로는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여 있는 모습으로 비쳐질 뿐이다.

실제 통합진보당은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조직정비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당직자 구조조정 과정에서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당직 배분을 놓고도 통합주체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홍보·기획·정책부문에서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다.

외부 조건도 만만치 않다. 오는 31일 정기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놓고 논란을 겪고 있다. 내부에서 부결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통합진보당도 지지율 추락에 대해 절치부심하고 있을 것이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아직 통합주체들 간 화학적 결합이 안 돼 전략적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통합당과 당명 혼선과 더불어 차별화가 안 됐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통합진보당에는 국민이 기대할 만한 장점이 있다. 보수정당의 거품이 빠지면 진보적 색채가 드러날 것이다. 그러자면 통합진보당은 더 이상 머뭇거려선 안 된다. 일방적 구조조정이란 반발을 사고 있는 구조조정 문제를 성실교섭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조직정비를 완료하고 진보적 정책을 쏟아내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노동세상’을 보여 줘야 한다. 말로만 ‘노동존중 세상’을 외칠 게 아니라 노동자 정치세력화 비전을 보여 주고 그들을 정치의 주역에 내세워야 한다. 그래야만 이정희·유시민·심상정·노회찬과 같은 친숙한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정치의 계절, 통합진보당에서 진보와 노동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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