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전 명예회장의 별세로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계동 사옥 앞에서는 22일 오전 이달초 최종부도처리된 고려산업개발 협력업체 관계자 150여명의 집회가 열려 묘한 대조를 이뤘다.

이른 아침부터 속속 모여들기 시작한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고려산업개발의 부도는 정부와 현대그룹의 일관성없는 정책에서 비롯됐다"며 "1천여 협력업체들이 시공대금으로 받은 진성어음은 즉시 변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이 정 전명예회장이 타계한 이튿날임을 의식해서인지 일부 협력업체관계자들은 팔에 검은색 완장을 둘러 애도를 표시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날을 잘못잡았다"며 당황해 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들은 당초 22-23일 양일간 계동사옥 앞에서 집회를 가진뒤 오후에는 자리를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옮겨 시위를 계속하기로 했었다.

경찰은 이날 3개 중대 400여명의 병력을 투입, 사옥 정문과 후문을 봉쇄하고 집회로 인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양자간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편 이날 계동사옥에는 "현대창업자 고(故) 정주영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으며 직원들은 가슴에 '근조' 리번을 달고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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