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용 볼을 생산하는 케이비알노조(위원장 박태인)가 사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고용불안에 따른 대책 마련 등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련은 “수차례의 협상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자 소속 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연맹에 따르면 케이비알노조는 지난 7월 이후 이날 현재 총 35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핵심 쟁점은 근무지를 확정하는 단체협상 조항의 신설 여부다. 노조는 현재 사업장이 있는 경남 창원에서만 조합원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노조에 따르면 케이비알은 지난해 밀양에 새 공장을 세웠다. 새 공장 신규채용 인원이 거의 없어 조합원들의 향후 거취가 불분명해졌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밀양 공장의 업무와 근로 조건을 봤을 때 장기적으로 아웃소싱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며 “회사는 말로만 전근은 없을 것이라 할 뿐 단체협상으로 이를 보장하는 것은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임금 9.9% 일괄인상 △성과급 350% 및 격려금 200만원 △생리휴가 유급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사측은 임금 3% 인상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에 나섰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실패했다.

노조는 지난달 1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전체 조합원 51명 중 49명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주·야간 근무자들이 교대로 하루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박태인 위원장은 “이번주 중 회사 대표와 면담이 예정돼 있지만 상황은 비관적”이라며 “회사가 자신들의 요구조차 드러내지 않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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