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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한미FTA] 4. 자동차산업이 수혜 업종이라고?고부가가치 자동차 일자리, 미국으로 집중될 듯
▲ 자료사진=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쏘나타 생산라인

“한미FTA가 발효되면 1천500만대 규모의 거대 미국자동차 시장을 우리업계가 선점해 국산차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수출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대미 자동차 수출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는 부품관세(최대 4%)가 즉시 철폐됨으로써 수출이 크게 늘어나 약 3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5천여 중소부품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한미FTA 비준안이 통과하자 우리나라 완성차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무조건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자동차업계가 한미FTA를 환영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FTA가 제공하는 새로운 교역조건이 미국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 준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히트하면 브릭스(BRICs) 국가에서는 광고가 필요 없을 정도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시장의 중요성이 막대한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업계는 이러한 점을 이유로 한미FTA의 체결이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 밖에 관세 철폐로 수출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경쟁국가인 일본이나 유럽과 비교해 한시적인 경쟁우위가 생겼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은 소탐대실로 끝날 공산이 크다. 한미FTA는 한국시장을 열어 준다는 위험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업체 입장에서는 미국 현지생산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장기적으로 한국 내 고용 문제를 불러올 여지가 크다. 한미FTA를 통해 현대·기아차 등 국내업체가 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과정, 즉 ‘밸류체인’이 점점 글로벌화되고 신규고용의 상당부분이 미국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때문에 자동차 부문에 있어 한미FTA의 중요한 이슈는 소비시장의 잠식 여부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용이 한국과 미국 중 어느 지역에서 유발되느냐 여부가 된다.

2007년 합의안과 이번 합의안의 가장 주요한 변경사항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즉각적인 관세 감축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도 부과하고 있는 승용차에 대한 2.5%의 관세는 앞으로 4년간 그대로 유지된다. 화물차 등 상용차에 대해서는 앞으로 8년 동안 지금의 25% 관세가 유지되다 10년째 되는 해에 관세가 없어진다. 반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에 대해서는 현재 8%에서 4%로 발효 즉시 혜택을 받게 된다.

더 중요한 대목은 한미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부품에 대한 것이다. 실제 미국의 자동차업계는 완성차 관세보다는 부품 관세에 대해 더 관심을 보여 왔다. 높은 인건비로 인해 완성차 부문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를 보였던 미국의 자동차업체들은 부품 경쟁력이 높은 한국산 부품을 관세 없이 들여오고자 노력했고, 그 때문에 부품 관세 문제는 한미FTA의 최대 난관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실제 한미FTA가 발효되면 미국은 낮은 가격에 한국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 부품업체가 한미FTA의 수혜 대상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부품 수출은 모듈 단위보다는 단품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부품 모듈화가 상당부분 진척된 국내 부품업체들은 미국 업체들의 단가 후려치기의 대상으로 전락할 여지가 크다.

싼값에 부품을 대는 국제하청기지로 전락하거나, 중소기업 위주인 국내 부품업체가 다국적기업으로 합병될 수 있다.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가격 출혈경쟁을 초래해 고용조건과 노동조건의 악화로 이어진다.

반대로 한미FTA 발효 이후에는 미국공장에서 사용하는 부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미국에 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경우 부품수급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현대·기아차가 한국에 공장을 건설할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지를 놓고 저울질할 때 미국을 선택할 여지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완성차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더 짓고 수출기지로 활용하면서, 미국 내 고용을 늘려 주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이 한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한국 정부에 세금을 내고, 실적 역시 한국의 GDP에 포함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정부와 자본은 한미FTA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자동차를 꼽고 최대 17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볼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구은회  press7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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