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 지고 하는 것이 저기 붉던 해뿐이랴. 돌이켜 보고야 수많은 것들의 부침을 알았다. 한 해 살이 기어코 해낸 이들이 저기 순천 용산(龍山)에 올라 해넘이를 살핀다. 새로 장만한 큰 카메라며 스마트폰 들고 찰칵, 저마다의 작품 하나씩을 남긴다. 누렇고 또 붉던 해가 껌벅 넘어가면 사람들 감탄사를, 누군가 장탄식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 해를 마감한다. 뜨고 지기를 멈출 것도 아니지만, 딱 잘라 나눌 수도 없는 것이지만 사람들 사진을 찍었다. 마침표를 찍었다. 부침을 겪은 이도, 내리막길 가팔랐던 사람도, 승승장구 정상에 오른 누구도 거기 잠시 쉬어 가던 곳. 때마침 날씨도 맑아 붉고 누렇고 푸르던 그 저녁. 눈썹달 선명한 해거름 하늘 배경 삼아 철 따라 찾아든 오리떼 줄지어 날았다. 또 하루 쉴 곳을 찾았다. 머물 순 없어 발길 총총 서둘렀지만, 사람들 눈빛이 총총 그 하늘 별빛을 닮았다. 저마다의 느낌표를 거기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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