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서 알루미늄 호일을 생산하는 대한은박지에 대한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동원그룹에 대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26일 “동원그룹이 계열사 순환근무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자금운영 용도를 제한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인수를 방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지난달 21일 대한은박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한은박지는 지난 2008년 10월 자금부족으로 회생절차에 갔고, 150여명의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등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상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동원그룹의 방침에 따라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동원은 인수계획서를 통해 향후 조합원들에 대해 계열사 간 순환근무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계열사 간 순환근무는 장기적으로 고용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수자금의 규모가 지나치게 큰 것도 논란거리다. 인수·합병 시장에서 보는 대한은박지의 순자산가치는 100억원 상당이지만 동원그룹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1천247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동원그룹의 과도한 베팅이 향후 기업운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일정 기간 자금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최근 동원측에 순환근무 방침 철폐와 향후 5년간 인수 자금 사용 제한 등을 명시한 요구서를 전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두 가지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으면 실사를 거부하고 전면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한은박지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양해각서는 29일 체결될 예정이다. 양측은 정밀실사를 거쳐 내년 1월 중 매각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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