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정기훈 기자 / 지난 7일 서울역 광장에서 쌍용차 정리해고로 숨진 노동자와 가족을 위로하는 합동위령제가 열렸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지금까지 노동자와 가족 19명이 숨졌다.

노동계에 따르면 쌍용차 해고자나 재직자 모두 정리해고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해고자는 무기력감·우울감과 함께 생계난에 노출돼 있고, 재직자들은 해고자들에 대한 애증의 심경과 함께 높아진 노동강도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참여연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쌍용차 정리해고·무급휴직자의 95%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52%가 자살을 고민하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자살률은 일반 자살률보다 3.7%나 높다. 이들을 바라보는 가족들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9명의 사망자 중 3명이 퇴직자나 해고자의 부인이었다.

권지영 쌍용자동차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휴대전화가 고장 나도 고칠 필요가 없을 만큼 쌍용차 해고자들은 사회로부터 단절돼 있고, 무서운 속도로 가족 해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이 죽어 가는 동안 정부나 회사측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평택시 차원에서 해고자 자녀들에게 중·고등학교 학자금을 지원하는 정도다. 회사는 “노사 합의에 따라 생산이 정상궤도에 올라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이 가능하면 그때 무급휴직자들을 복직시킬 수 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노동계는 최근 쌍용차 평택공장 주변에 ‘희망텐트’를 치고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사회적 관심을 모아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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