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송유관 파이프를 생산하는 넥스틸노조(위원장 전광중)가 설립 첫해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가 대리인을 앞세우면서도 교섭안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련은 20일 “신생조직인 넥스틸노조가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문제 삼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창립 21년이 지난 넥스틸에 노조가 생긴 것은 올해 8월 말이다. 노조는 "쉴 틈 없는 2교대 근무에도 임금수준이 열악해 자생적으로 노조가 조직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설립 뒤 기본적인 노조 활동을 꾸려가기 위해 전임자와 사무실 제공을 요청했으나 회사측은 이를 거절했다. 노조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까지 9차례에 거쳐 회사와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위험(30만원)·근속(10만원)·가족(5만원) 등 각종 수당 신설 △타임오프 3천시간 인정 △정년연장(55세→60세) △노사 동수로 인사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단 한 번도 회사 대표 등 책임 있는 경영진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노조의 요구에 고개만 내저을 뿐 이렇다 할 교섭안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 6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지만 노사 간 입장차가 커 조정이 중단된 상태다. 그 사이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조합원 170명 중 165명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회사 앞에서 임금인상과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향후 출근거부와 천막농성을 계속할 예정이다. 전광중 위원장은 “사측이 자체적인 교섭안이라도 만든다면 다시 대화하겠다”며 “이같은 전제 없이는 무기한 파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