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북적이던 일본대사관 앞.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술렁이던 사람들, 이내 터져 나온 야유. 시민들은 유력 정치인의 이름 석 자 대신 "내려가"를 연호했다. "자격 없다"고 소리쳤다. 노력하겠다는 약속 남겨도 믿는 이가 적었다. 사람들은 그이를 철새라고 했다. '딴나라당'이라고도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이 평화비 옆에 앉았다. 웅성거리던 사람들, 이내 외치길 "봉도사다!" 아이돌 하기엔 늙었지만 인기가 못지않다. 사인 요청이 줄이었다. 사람들은 '나꼼수'가 대세라고 말했다. 인증샷 남길 요량, 유망 정치인은 콕 집어 몽구(사진 왼쪽)에게 청했다. '폰카' 찍어 트위터에 전했다. 안 가는 곳 없어 분신술에 능하다고도 하는 1인 미디어 몽구는 이날도 바빴다. 트위터 이용자들의 성금을 모아 마련한 '희망승합차'를 전달했고 부지런히 영상을 찍었다. 박수를 받았다. 큰 카메라 든 방송사 기자들, 또 종합편성채널 기자들이 거기 정신없던 현장에서 부지런했지만 행사 내내 욕이 풍년. 사람들 더러 "찍지 마 XX, 성질이 뻗쳐서!"라고 외쳤다. 수모를 겪었다. 야유를 받았다. 뜨고 지고 얼핏 많은 것이 변한 듯. 허나 묵묵부답, 외면으로 버티길 20년. 1천번을 모여 외쳐도 변하지 않은 것도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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