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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 근골격계질환, 제조업 종사자 못지않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실태조사 결과 … “재해예방 위해 차량도 개선해야”

지난달 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민생탐방의 일환으로 서울 관악구 환경미화원들의 작업현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6시 관악구 서원동을 찾아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1시간가량 쓰레기를 치웠다. 박 시장은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양손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1시간 동안 청소하니까 손이 떨린다”고 말했다.

4일 윤덕기 녹색병원·노동환경건강연구소 근골격계질환센터 연구원이 환경미화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미화원의 작업환경과 산업재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환경미화원 10명 중 7명(65.8%)은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청소용 빗자루나 집게·쓰레받기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10명 중 8명은 하루에 두 시간 이상 허리를 숙이거나 트는 상태에서 작업을 했고, 하루 10회 이상 25킬로그램 이상의 물체를 드는 작업을 하는 환경미화원도 10명 중 6명이나 됐다.

 

   
 

이런 유형의 작업들은 근골격계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제조업 노동자들의 근골격계질환은 잘 알려졌지만 환경미화원들의 근골격계질환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윤덕기 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과 팔 어깨·목·허리·등의 신체부위에서 근골격계질환 증상이 한 달에 한번 이상 발생하거나 발생된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무려 82.2%에 달했다. 이 가운데 증상의 정도가 중간 정도 이상으로 질환이 의심되는 환경미화원은 40.8%, 증상의 정도가 심한 정도 이상이어서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환경미화원은 21.8%로 조사됐다.<표1 참조>

윤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제조업 근골격계질환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환경미화원의 근골격계질환 관련 자각적 통증조사 결과를 보면 여느 제조업 못지않은 높은 통증 호소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0명 중 8명 근골격계질환 증상 호소

이처럼 근골격계질환 통증 호소율이 높게 나타났지만 정작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예방교육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889명 중 80.7%가 "최근 3년간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두 번 받았다는 응답은 15.1%, 3회 이상 받았다는 답변은 4.3%에 그쳤다. 윤 연구원은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업자의 인식이 중요하다”며 “저조한 교육률은 향후 작업자들의 질환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환경미화원들은 근골격계질환뿐만 아니라 작업 중 다양한 사고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1회 이상 사고를 당한 환경미화원은 10명 중 2명(20.2%)이었다. 사고당 평균 치료일수는 25.9일이었다.

 

   
 

청소차량 관련 사고도 적지 않았다. 조사 대상자 1천62명 가운데 차량에 부착된 탑승 발판에 부딪치거나 뛰어내리다 사고를 당한 환경미화원이 11.7%로 조사됐다. 8.1%는 차량 적재함에서 물체가 떨어져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었고, 15.2%는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로 인해 어지러움·두통·메스꺼움 증상을 겪기도 했다.<표2 참조>

청소차량 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차량에 대한 작업자들의 요구를 조사한 결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상차원 탑승용 보조 발판 제거(79.8%) △쓰레기를 더 싣기 위해 적재함에 덧붙인 구조물 제거(69.3%) △직접적인 차량 배기가스 흡입을 방지하기 위해 배기가스통 위치를 측면으로 변경(92.3%) △청소차량 회전롤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바 설치(88.2%) △차량 후진 중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후방 카메라 설치(93.5%) △일반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청소차량 후면에 큰 경고판 설치(94.8%) △매연 저감장치 설치(94.4%)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작업자 요구 반영해 차량 개선해야”

 

   
▲ 한 지방자치단체의 청소 차량. 청소차에 불법 발판을 설치했다. 민주연합노조

청소차량의 발판은 환경미화원이 작업 도중 이동할 때 올라타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다.<사진 참조> 발판을 설치하는 이유는 작업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다. 김인수 민주연합노조 정책국장은 “발판은 중대 산업재해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차량의 속도와 무관하게 발판에서 떨어지면 최소 중상에서 사망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발판에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면 무릎관절에 근골격계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청소차량에 발판을 설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의 구조·장치 중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것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자동차의 소유자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노조가 잇따라 문제제기를 하면서 청소차량의 발판을 제거하는 지자체도 생기고 있다. 의정부시는 올해 10월 청소차량의 발판을 모두 제거했다. 김 국장은 “50미터가 넘는 거리는 조수석에 승차해 이동하고 50미터 미만의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발판을 제거하면 여유 있는 작업으로 환경미화원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인원충원으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의정부시의 경우 발판 제거로 인해 작업속도는 느려졌지만 ‘안전하게 8시간 노동하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덕기 연구원은 “아무리 좋은 개선도 작업자가 만족하지 못하면 결국 사장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차량구조 개선안을 고려해 시범적으로 차량을 제작하고 전국적인 작업자를 대상으로 사용성과 안전성을 테스트해 이를 전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현미  ssa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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