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잉 척 쿵 지잉 척 쿵. 흐트러짐 없는 그 박자에 빈틈이 짧았다. 엇박자는 없었다. 기계는 돌았고 사람 손이 따라 바빴다. 정교한 금형 맞붙으면 거기 빈틈이 없었다. 쿵 소리 한 번에 쇳조각이 하나씩 찍혀 나왔다. 자동차 부품 3만여개 중 하나다. 사람 손이 날랬고 기계가 따라 지잉 척 쿵 바삐 돌았다. 라이트커튼과 두 손 조작 버튼 같은 안전장치도 많았다. 경기도 수원 어디 정형외과 입원실은 북적였다. '사지접합전문'이라고 간판은 말했다. 복도 벽엔 사진이 주욱 걸렸는데 '비포 앤 애프터'따위의 구성이었다. 수술 전후 모습 선명한 그 기적 같은 부활도를 보고 또 살피며 환자복 입은 사람들이 서성였다. 붕대로 칭칭 감은 오른손을 바라보며 열아홉 청년은 오래도록 말이 없었다. 옆자리 지켜 앉은 그 어머니만 내내 바빴다. 중년의 남성은 과일바구니 내려두고는 곧 떠났다. 다니던 공장 사장이라고 했다. 붕대를 풀었다. 검게 변한 손마디가 보였다. 청년은 오래도록 울었다. 북적이던 6인실에 적막이 길었다. 10여년 전 일이다. 지잉 척 쿵, 기계는 여전히 바삐 돌았고 사람 손이 따라 날랬다. TV에서 앵커는 한미FTA로 자동차 부품 산업 전망이 밝다고 정부관계자며 전문가의 말을 전했고, 광장에서 시민들은 의료민영화의 폐해를 목청껏 읊었다. 안전장치가 없다고 소리높였다. 엇박자가 이어진다.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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