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우람 기자

“사상과 정치에는 니편 내편이 있을지 모르지만 문화에는 그런 게 없잖아요. 살아생전 ‘하나가 되라’고 강조하신 이소선 어머니를 말씀을 이어 받자는 취지에서 만든 노래패예요. 노래의 힘으로 먼 미래에는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2일 저녁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에는 여러 노래패가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참석자들의 박수는 유독 한 곳으로 집중됐다. 사회자는 이들을 위해 다른 노래패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려 하자 만류까지 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구성된 ‘이소선 어머니 노래패’를 위해서였다.

이날 무대 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황애자 패장(49·사진)은 “비록 양대 노총이 노동운동의 역사와 과정을 달리해 왔지만 모두가 이소선 어머니의 뜻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수가 많이 쏟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노래패가 구성된 것은 지난 9월 초 이소선 어머니가 영면하면서부터다. 양대 노총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소선 어머니 영결식에서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어머니를 기리를 문화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양대 노총이 같이 노래패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제가 속한 연세대의료원노조가 신생조직이라 의욕에 찬 사람들이 많거든요. 25명의 노래패에 저를 포함해 7명이 참여하게 됐어요.”

얼떨결에 대표를 맡게 됐다는 황 패장은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 다시 노래패가 뭉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그는 “임시적으로 만들었던 것이라 어머니의 장례식 후 자연스럽게 해산하게 될 줄 알았다”며 “하지만 어머니의 뜻을 상직적으로 보여 주는 노래패를 계속 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그러다가 오늘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고 말했다.

황 패장은 이날 공연이 노래패 활동의 새로운 전기가 됐다고 밝혔다. ‘비정규’라는 꼬리표를 떼고 ‘정규’ 조직이 되는 첫발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앞으로는 1개월에 한 번 정도 정기모임을 갖기로 했어요. 소속된 곳은 다르지만 모두가 한 식구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다 많은 자리에서 어머니의 뜻이 담긴 화음을 들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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