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한진중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한 지 1일로 300일을 맞은 가운데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에게 공개서한을 띄워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김 지도위원이 겨울에 크레인에 올라 봄·여름·가을을 지나 또다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며 “김 지도위원의 처절한 자기희생으로 세상에 알려진 한진중공업 문제는 단지 한진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닌 전 사회적 의제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지난 국정감사에서 여야정 대표가 한진중공업 권고안을 만들고 그것을 조 회장이 받아들였을 때 국민은 박수를 보냈다”며 “그러나 권고안이 채택된 지 24일이 지난 오늘까지 그들은 여전히 크레인 위에 있고 해고자들은 복직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것이 진정 조 회장의 뜻이냐”고 물었다.

정 의원은 “권고안 수용 당시 조 회장이 통 큰 결단을 하고 결자해지 의지를 보인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하지만 노사교섭은 쳇바퀴 돌 듯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사측 협상단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형식적 대화와 일방적 퇴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요구사항 중) 근속연수 보장은 당시 조 회장이 구두로 약속한 사항이고, 퇴직금의 차별시정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는 만큼 노사가 합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이제 마지막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라며 “한진중공업의 발전적 운영을 위해서나 김진숙 지도위원과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세 명의 조합원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조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더 이상 한진중공업에서 사람이 죽어서는 안 되기에 조 회장의 결단이 하늘보다 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국회에서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