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 절반 이상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 여파가 내년 상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체 518곳을 조사해 24일 발표한 결과다.

세계 재정위기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시기를 묻는 질문에 “내년 상반기”라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56.9%를 차지했다. 이어 올해 말(31.3%)·내년 하반기(8.1%)·내후년 이후(3.7%)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EU의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불안이 이미 국내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응답도 94.2%나 됐다. 국내 경기상황과 관련해서 응답기업의 66.6%가 “약간 어려워졌다”고 답했고, “비슷하다”와 “많이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각각 19.7%, 9.8%로 조사됐다.

매출에서는 절반 가량(50.8%)의 기업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월평균 9.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문량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답은 각각 54.5%, 59.0%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영상황에 대해서는 “상반기보다 나빠졌다”는 응답이 57.9%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섬유·의류·신발, 가전제품, 정보통신기기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서 “경영상황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정부의 정책과제로는 환율·금리 등 금융시장 안정(41.3%)과 원자재가 및 물가안정(33.2%)·내수 활성화(10.6%)·기업 투자여건 개선(6.8%) 등이 꼽혔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미국·EU의 채무위기가 더 나빠지지 않더라도 당분간 국내외 경기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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