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해고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하청업체 여성노동자가 4개월 넘게 상경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회사측이 피해자에 대해 “남성 편력이 심하다”는 내용의 문건을 만들어 국회에 배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와 여성단체들로 구성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및 부당해고 피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상경농성지원 대책위원회’는 24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차가 성희롱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2차 피해를 입히는 것은 명백한 폭력이며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그동안 이 사건과 상관없다던 현대차가 거짓문건까지 만들어 사태의 책임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며 “현대차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성희롱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회와 대책위에 따르면 현대차 관계자들은 올해 국정감사 시기에 A4용지 8장짜리 문건을 만들어 국회에 배포했다. 해당 문건에는 지금은 폐업한 하청업체인 금양물류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의 경과와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이 담겨 있다. 현대차는 문건에서 "업체 작업자들 사이에서 이혼녀인 A씨(피해자)가 남성 편력이 심한 것으로 소문이 났다", "가해자와 결혼 전부터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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