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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율 줄어도 사고성 사망재해는 급증

외환위기 이후 12년 만인 지난해 0.6%대에 진입한 산업재해율이 올 들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재해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산업재해자는 5만2천713명. 지난해 같은 기간(5만7천217명)에 비해 7.9%(4천504명) 감소했다. 올해 말까지 산업재해율 0.6%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7월 현재 778명이 산재사고로 사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29명)보다 6.7%(49명) 급증했다. 노동부는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말 추정 사고성 사망자수가 지난해보다 2.2%(30명) 증가한 1천413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노동부가 정한 목표보다 113명이나 많다.


경기변동과 산업재해의 관계

산업재해율은 경기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 실직자가 늘고 노동자의 총근로시간도 줄어들면서 산업재해 노출되는 위험 자체가 감소한다. 또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심리가 높아져 산재를 입어도 보상신청을 하지 않고 개인이 처리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실제로 우리나라 산업재해율 변화를 보면 90년 1.76%에서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98년 0.68%로 최저점을 기록한다. 이후 2002년 0.77%, 2006년 0.77%까지 높아졌다가 세계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8년 0.71%, 2009년 0.70%로 빠르게 감소했다.

경기회복세였던 지난해 산업재해율(0.69%)이 소폭 감소하면서, 정부와 산업안전 당국은 매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취업자수가 전년 대비 3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노동투입량이 늘어난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재해율이 0.6%대로 진입한 것은 산재예방 정책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노동부는 산업재해율 0.6%대 진입은 경제효과로 따지만 2천500여억원을 절감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 들어서도 재해율이 감소추세를 이어 가면서 이러한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재사고 사망자수 늘어난 까닭

 

   
 

그런데 노동부의 설명대로 산재예방 정책의 성과가 재해율을 감소시켰다면 올 들어 급증하고 있는 산재사고 사망자수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매일노동뉴스>가 올 상반기 산재사고 사망자 발생현황 자료를 분석해 봤다.

올 들어 7월까지 발생한 산재사망자를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비스업(17명)과 운수창고통신업(16명)이 사망자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산업재해가 많았던 제조업은 지난해보다 10명이 감소하고 광업도 7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건설업 가운데 공사비 3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의 사망자(22명)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기타건설공사에서도 산재사고 사망자가 30명으로, 지난해 대비 36.6% 증가했다. 건설업 전체 업무상사고 사망자의 35.1%를 차지한다. 건설업의 경우 산재사망 사고 유형은 추락(18명)·넘어짐(7명)·충돌(5명) 같은 재래식 사고가 월등히 많았다. 교통사고(7명)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재해는 전체 업종에서도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건설업뿐만 아니라 음식·숙박업에서 5명이 교통사고로 숨졌고, 자동차여객운수업에서도 7명이 운명을 달리했다. 서비스업의 산재사망 주요 원인으로는 30분 배달제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륜차 배달사고가 꼽혔다. 이륜차 사망자의 65.4%는 음식배달 중에 숨졌다.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이 지난해보다 52명 늘었고, 5~9인 사업장도 15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세 이상 고령층이 전년 대비 무려 71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8~24세 청소년층에서도 산재사망 사고의 피해자가 지난해보다 6명 증가했다.

이주노동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 들어 일하다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이주노동자는 59명이었다. 지난해보다 16명이 증가했다. 지역(노동관서)별로는 창원이 전년 대비 21명 증가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광주(19명)·인천북부(8명)·대전(8명)·천안(8명)·성남(7명)에서도 사망자가 증가했다. 이들 지역은 올 들어 대형 폭발사고나 붕괴사고가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반기 산재사고 사망자 통계는 무엇보다 고령자·청소년·이주노동자와 영세사업장 저소득 노동자처럼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산재사망 사고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특단의 대책 필요

사고로 인한 사망은 산재은폐가 쉽지 않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현재 재해율 통계는 실제 재해 현황을 반영하지 못해 재해 예방효과의 지표로는 적절치 않을 수 있다”며 “반면에 제조업이나 건설업에서는 사고 사망자수가 거의 전수가 보고되기 때문에 사고사망률이야말로 재해 예방효과의 실태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설명했다.

재해율 0.6%대 진입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행히도 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사망재해 감소 90일 특별대책’을 세우고 △3억원 미만 공사현장 △4대강 사업현장 △10인 미만 사업장 △음식업·건물관리업에 행정력을 집중한다고 한다. 남은 90일간 일터에서 죽음의 행렬이 멈춰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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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산업통계 작성기준은?

우리나라의 산업재해율은 재해 발생 노동자수를 상시노동자수로 나눈 것에 100을 곱해 구한다. 재해자수는 4일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업무상사고와 업무상질병을 모두 포함한다. 원칙적으로 재해자수는 산재보상을 승인한 날짜를 기준으로 한다.

사업주는 노동자가 산재보상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도 고용노동부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면 재해자수에 포함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전체의 약 2%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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