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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17일 노동희망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다. 노동·진보진영의 지지를 조직화해 선거 승리를 견인해 내겠다는 것이다. 이수호(62·사진)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자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노동특위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매일노동뉴스>가 16일 오후 서울 안국동 박 후보 선거캠프 인근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 공동선대위원장도 맡고 있는데. 박 후보 캠프에 합류한 이유는.

“이번에야말로 10년 콘크리트 서울을 만든 한나라당을 확실히 심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적기다. 박 후보는 믿을 수 있는 후보다. 양대 노총에 이해를 구하고, 창구 역할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


“박 후보 소탈하고 매력적인 사람”

박 후보와 이 위원장의 인연은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위원장은 전교조 위원장 시절부터 참여연대 사무처장이었던 박 후보와 교류했다. 그가 본 박 후보는 “소탈하고 솔직한, 그 품성이 상당히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 노동특위를 따로 구성하게 된 배경은.

“박 후보는 통합 민주진영 단일후보다. 정당도 들어가지만 민주노총 등 노동·진보진영도 함께하고 있다. 노동은 그 범위가 넓어서 특위 형태로 자주적으로 조직하기로 했다. 양대 노총과 산별·지역조직 간부들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사용자인 지하철·도시철도에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

- 노동특위의 주요 역할은.

“조합원들에게 이번 선거의 의미를 잘 알려서 박 후보를 많이 찍게 하는 게 목표다. 10만명의 노동희망지킴이가 자신의 가족과 이웃 등 최소 3명을 설득해 30만표를 만들고자 한다. 세액공제 등을 통한 5억원의 선거후원금 모금운동도 전개할 것이다. 좋은 노동정책을 제안해 공약화하고 필요하면 협약도 맺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조합원에게 선거 의미 알리고 조직화할 것”

- 노동현장의 반응은.

“노동현장을 다녀 보면 조합원들은 대부분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기존 정당정치에 실망을 많이 하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 준 바람 때문에 그런지 다들 (승리할 것이라고) 안심하는 것 같았다. 이번 선거는 조직선거이기 때문에 박빙이라고 설명하면 그제서야 깜짝 놀란다.”

-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거센데.

“안 그래도 오늘 선대위원장단이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정치를 위해 막말과 흑색정치를 추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시궁창으로 빠져든다고 생각한다. 왜곡·허위사실 유포에 똑 부러지게 대응하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지 말고 성실하게 노동자 조직화에 나서겠다.”


“진보정당도 기득권 놓고 새 시대 나아가야”

- 박 후보의 주요 노동정책을 소개한다면.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정신으로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는 게 박 후보의 뜻이다. 서울시와 25개 구청별로 노동복지센터를 만들어 노동정책을 만들고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그간 서울시와 노조 간 벌어진 갈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박 후보가 당선된 뒤에 할 일이지만, 노동·시민운동 진영에서 잘 훈련된 활동가들이 표만 찍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적극 참여해 함께 노동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번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가진 자들이 먼저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관계에서는 민주당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관계에선 민주노동당이 가진 자 아닌가. 진보정당 역시 자기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어떻게 연합·통합이 되겠나. 진보정당을 포함한 제도정당이 이를 뛰어넘어 새 시대로 가야 한다. 아니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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