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규모의 골프대회 개막을 앞두고 행사장에 “주최측은 정리해고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퍼졌다.

6일 오전 민주화섬연맹 코오롱노조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정투위)는 코오롱과 대한골프협회가 주최하는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행사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투위는 “코오롱은 2002년부터 이 대회를 주관하면서 세계 유명 골프선수를 초청해 거액의 상금을 걸고 대회를 열고 있다”며 “코오롱이 정말 세계인들을 불러 스포츠맨십을 빛낼 생각이라면 그 전에 자신이 저질러 놓은 정리해고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투위에 따르면 코오롱은 2004년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석 달 만에 1천여명의 노동자를 희망퇴직시켰다. 나아가 200억원의 임금을 삭감하고 이듬해 최종적으로 78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정투위는 “제 몸에 오물을 묻혀 놓고 화장과 조명으로 치장하는 꼴”이라며 “코오롱이 자신의 문제를 외면한 채 전시성 사업에 골몰하면 치부와 상처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투위는 이어 “그룹 오너인 이웅열 회장은 재벌3세라는 이유로 검증도 없이 경영권을 물려받고, 부족한 능력으로 방만한 운영을 해 오다 그룹 전체에 부실을 부른 책임이 있다”며 “그럼에도 책임을 지지 않고 1천여명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정투위는 “코오롱의 이름으로 한국오픈골프대회를 열기까지 노동자들의 피땀이 있었다”며 “코오롱과 이웅열 회장은 ‘굿샷’을 외치기 전에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노동자의 목소리에 먼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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