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환기업
노조 위원장

"내부적으로는 노사가 서로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행복한 직장을 만들고, 외부적으로는 소산별을 완성해 합리적인 산업·노동정책을 쟁취하는 게 목표입니다."

홍순관(46·사진) 삼환기업노조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홍 위원장은 삼환기업노조 7·8대 위원장을 지내 이번이 세 번째 임기다. 지난 8월 단독입후보해 치러진 선거에서 94.3%라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현재 그는 건설기업노련 사무처장과 건설기업노련 산별추진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홍 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노조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사측이 내외부적으로 겪고 있는 위기를 빌미 삼아 더 큰 탄압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내부단결을 위해 조합원들이 위원장으로 뽑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감시를 강화해 대주주만을 위한 경영이 아닌 기업과 그 구성원 모두를 위한 경영으로 바꿔 내겠다"고 다짐했다.

노사는 지난 87년 노조가 생긴 이래 해마다 임금·단체협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사측은 3년째 유동성 위기 등을 이유로 올해도 임금동결을 제시했다. 홍 위원장은 "교섭은 단순히 임금을 올리는 자리가 아니라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을 경영진에게 전하는 중요한 장"이라며 "사측은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기에 앞서 직원 사기진작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삼환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신민저축은행의 경영이 위태로운 것도 노사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최근 신민은행은 삼환기업이 12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됐지만, 앞으로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별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홍 위원장은 "99년 회사가 경영위기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부당한 정리해고를 강행한 것에 반발해 노조간부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 후 100일간의 파업을 통해 부당해고를 철회시켰지만,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전가하는 문화는 바뀌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도래할 건설산업 구조조정에 맞서 피할 수 없다면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다. 더 이상 국민의 혈세로 건설산업을 지금과 같이 유지시켜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에요. 건설업 구성원은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씻기 위해 국민들에게 투명한 경영을 약속해야 합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국가정책 실패와 경영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건설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해서는 안 됩니다."

건설기업노련은 다음달 초 정부를 상대로 부동산·건설 정책 전반의 기조 변화를 촉구하는 대정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정부의 정책을 개선하고 고용안정과 건설업 발전의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하기 위한 첫 공동행동이다.

이를 위해 홍 위원장은 "산별노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위노조로는 쟁취할 수 없는 현장 주 5일제를 추진해 인간다운 삶을 살고, 4대강 사업이나 최저가낙찰제 확대 등 잘못된 산업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임기 중에 소산별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시도할 계획이다. 홍 위원장은 "노조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사안일지라도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고 조합원들과 늘 공유하며 직접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며 "노조 활동을 통해 산업 내 현안을 해결하고 민중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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