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 노동자 절반 이상이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주기적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민주화섬연맹(위원장 이상진)에 따르면 연맹이 최근 심야노동을 하는 조합원들의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 교대근무와 휴식시간 미비 등으로 수면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월 한 달간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연맹 소속 25개 사업장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천686명(교대근무자 1천303명, 일근자 383명) 중 957명(56.8%)이 수면장애와 불면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교대근무자들은 67.8%(884명)가 해당 증상을 보였다. 일근자 중 수면장애가 있다고 답한 비율(19.1%, 73명)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수면장애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응답자의 4.2%(71명)가 "주 1회 이상 수면보조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대근무자 중 67명(5.2%), 일근자 중 4명(1.1%)이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주 2회 이상 복용하는 중증 수면장애자도 27명에 달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4.2%(1천251명)가 야간근무가 불가피한 연속공정 사업장에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원하는 근무형태는 일근(40.7%)이 가장 많았고, 4조3교대(32.4%)·3조3교대(11.2%)·기타(6.2%)·주야 2교대(5.8%)·주간연속 2교대(4.7%) 순으로 나타났다.

야간노동과 관련해 응답자들이 가장 원하는 제도는 간이수면시간 2시간 유급보장과 수면실 설치(40.7%)가 꼽혔다. 이어 △심야노동시 임금보상(위험수당 등) 제도 의무화(26.4%) △주야 2교대 금지·교대방식 전환 의무화(19.2%) △심야노동 경력자 산업재해(뇌심혈관질환 등) 보상 의무화 등의 답변이 나왔다.

연맹 관계자는 “심야 교대노동은 수면부족으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며 각종 신체적 질환과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심야노동을 금지하고 줄일 수 있는 법·제도적 조치와 심야노동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각종 대책이 하루빨리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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