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천안병원노조 위원장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잃으면 노조는 생명을 잃은 것과 같아요. 믿음과 희망을 제시하는 노조를 조합원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최미영(45·사진) 순천향대 천안병원노조 위원장은 지난 28일 오전 충남 천안 순천향대 천안병원노조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이같이 당선소감을 전했다. 최 위원장은 순천향대 천안병원노조 7·8대 위원장을 지냈고, 이번이 세 번째 임기다. 지난 5월 단독입후보해 치러진 선거에서 87.1%의 지지를 받았다. 87년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노조가 설립된 이래 간호사가 위원장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최 위원장은 현재 의료산업노련 부위원장·한국노총 충남지역본부 부의장·충남지방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을 겸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노동계의 IMF라 할 수 있는 타임오프 장벽과 복수노조 허용 등에 대비해 조합원들이 갈등으로 혼란스러워지는 걸 막기 위해 저를 뽑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순천향대병원에는 천안을 제외하고 서울·부천·구미에 복수노조가 생겼다. 2009년 천안병원을 제외한 서울·부천·구미병원 노조가 순천향대중앙의료원노조(위원장 최재준)로 통합했으나, 올해 7월 통합노조가 있던 세 지역에 각각 새 노조가 설립됐다. 이에 따라 순천향대병원에는 총 5개의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최 위원장이 올해 내건 핵심공약은 믿음과 안정을 제시하는 노조로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로 분초를 다투고 사느라 주어진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잘못된 부분 등에 대해선 반드시 이유를 물었어요. 결과적으로 우리가 요구한 사항이 받아들여지진 않더라도, 문제가 생긴 이유를 알고 대책은 없는지 대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번 문제를 제기했는데 윗사람들이 절 껄끄러워하더라고요. 그러던 중 동료들이 저에게 노조위원장을 하라고 권유했어요. 거절하니까 ‘혼자 편하기 위해 조직을 버리고 도망가느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조합원들을 믿고 도전했는데, 여기까지 왔네요.(웃음)"

최 위원장은 지난 6년간 위원장을 지내면서 얻은 게 많아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노조의 진심이 각자의 입장에 따라 왜곡돼 해석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졌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함께 가는 법을 알게 되면서 성숙해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어 향후 과제로 고용안정을 꼽았다. 최 위원장은 "지금 당장은 안정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향후에는 고용안정 문제가 노사 모두의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부터 고용안정 시스템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천안병원이 조합원들에게 ‘내 자식도 들어와서 일했으면 하는 공간’이 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 밖에 최 위원장은 △간호인력 확충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병원 간호등급 상향조정 △인사적체 해소 △경영성과에 따른 임금인상 △장기근속자(30년) 포상 신설 △조합원 고충처리 강화 △실질적 재해 보상 확대 △직장 내 성차별 없는 상호존중 문화 정착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비록 조금 느리고 과정이 지난할지라도 ‘더불어 함께’라는 공동체 원칙을 지키겠다”며 “원칙과 합리가 통하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