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수용소도 아닌데 갇혀 살아야 합니까. "

여성 근로자 임대아파트의 현관 출입문을 밤새 모두 밖에서 잠가 입주자일부가 반발하고 있다.

경북 구미시 송정동 개나리아파트는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현관 출입문이 자물쇠로 잠긴다.

구미시가 지어 구미시민복지회관에서 관리하는 이 아파트는 29세 이하의 미혼여성 근로자들을 위한 임대아파트. 5층 건물에 4개동(2백가구)으로 구미공단 등에서 일하는 여성근로자 6백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아파트사무소측은 이들의 귀가 제한시간인 0시가 되면 4개동 모두 20개의 현관 출입문을 밖에서 잠근다.

때문에 0시부터 오전 5시까지는 아파트 출입이 금지되며 아파트 내에 화재 등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입주자들의 탈출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입주자 김모(26. 여)씨는 "화재가 발생하거나 괴한이 침입하면 어떻게 피하느냐" 고 따졌다.

관리사무소의 이같은 조치는 1997년 입주때부터 젊은 여성 입주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계속돼 왔다.

아파트 담장 높이가 1m 정도로 낮아 젊은 여성들을 노린 침입자를 우려한 때문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한 남자가 베란다를 타고 올라가 여성 입주자가 옥상에서 뛰어내린 일도 있어 문을 개방할 경우 사고 우려가 있다" 며 "불이 났을 경우 소화기가 충분하고 현관문이 유리로 돼있어 탈출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아파트 사감 배정숙(43. 여)씨는 "최근 일부 입주자들이 불만을 제기해 개방 여부에 대해 입주자 등과 회의를 했으나 안전을 위해 문을 계속 잠그기로 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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