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구조조정위원회가 당초 그룹에서 현대자동차를 계열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바꿔 현대차를 그룹에 두고 나머지 계열사를 계열분리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은 "현대 계열사 35개사 가운데 당초 분리예정이었던 현대차 관련 6개사 등 모두 10개사를 제외한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 등 나머지 25개사를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공정위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는 못했지만 내일(29일)중 이같은 계열분리 방안을 담은 신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현대 관계자는 "공정위가 정 전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9.1%)을 계열분리 요건인 3%이하로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정 전명예회장의 지분을 정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자동차의 동일인(계열주)은 정주영 전명예회장으로, 나머지 현대 계열사의 동일인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이 맡게될 것이라고 현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의 이런 방침은 정 전명예회장이 사실상 경영일선에 다시 복귀하는 것으로 해석돼 지난달 31일 정 전명예회장 3부자 동반퇴진 선언의 취지에 어긋나는데다, 명실상부한 자동차 소그룹 계열분리 차원에서 지분감축을 요구해온 정부의 방침과도 정면배치되는 것으로 지적된다.

또 정 전명예회장의 동반퇴진을 거부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경영일선에서 축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돼 정몽헌. 몽구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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