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업에 돌입한 오티스엘리베이터노조(위원장 김기태)에 대해 회사측이 예상을 깨고 일방중재 신청을 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조는 합법파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이날 현재까지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면서 "한시적 성격의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노조 스스로가 이처럼 선을 그은 것은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상 일방중재 조항 때문이다. 단협에 따르면 노사 양측은 쟁의행위 발생 후 열흘이 지나면 어느 한쪽이 노동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달 2일부로 회사측이 일방중재를 신청할 수 있게 됐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이 같은 조치를 조직 내부에 동요를 일으키기 위한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일방중재에 따라 이번 파업이 ‘10일짜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 상황에서 장기 분쟁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조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기태 위원장은 “조합원들을 동요시키기 위해 회사가 일방중재 카드를 역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여러 현장에서 투쟁강도를 높이라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당초 일방중재 조항을 없애자는 것이 자신들의 요구였던 만큼 회사측이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 이상 무기한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배근동 오티스엘리베이터 인사관리팀 이사는 "대체인력이 없어 업무가 마비된 상태로 손해가 막심하다"면서도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일방중재를 신청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그러나 승강기 유지·보수라는 업무의 특성상 안전사고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일방중재 조항 자체를 삭제하라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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