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고엽제 후유의증 전우회(회장 양상규) 소속 회원 2천4백여명은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이중일부가 신문사 사옥에 난입, 사무실 집기를 부수고 직원들의 출입을 막는 등 난동을 부려 신문제작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쯤 신문사 앞에 모여 "한겨레신문의 '베트남 참전용사에 의한 베트남 양민학살' 보도가 전우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며 격렬한 항의시위를 벌이다 각목 등을 휘두르며 경찰 저지선을 뚫고 8층 논설위원실과 5층 출판국 등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이어 유리창과 컴퓨터 등 집기류를 부수고 차량을 뒤집었다.

이들은 신문대금 영수증 수천장을 쌓아놓고 불을 지른 뒤 오후 3시5분쯤5백여명의 회원들이 윤전실 앞 경비초소로 몰려가 쇠파이프로 때려 부수고 배차실 주차장으로 들어가 승용차 2대를 전복시켰다. 사옥 근처에 주차된 승용차 1대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또 회사 정문에서 직원들의 출입을 막아 신문 제작에 차질이 빚어졌고, 일부 직원들에게 막대기를 휘둘렀다.

흥분한 일부 회원들은 특히 사옥 안으로 난입, 5층 출판국 사무실 등에 들어가 대형 유리창 5장, 소형 유리창 3장을 깨고 노트북 컴퓨터 1개, 데스크톱 컴퓨터 2대, 프린트 2대 등 집기류를 부쉈다.

이들은 옷을 벗어 고엽제 살포로 인한 상처를 내보이며 월남전 보도에 대해 격렬히 항의했다.

회원들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현지 주민의 희생은 불가피한데도 한겨레신문이 마치 참전용사들이 고의적으로 베트남 주민들을 학살한 것처럼 보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걸었던 전우들의 인격을 매도하고 있다" 며 보도 중지를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한겨레신문사 주위에 14개 중대 2천2백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했으나 난동을 제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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