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한꺼번에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투신권에 집어넣었다. 노동부는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해 지난 14일 투신권 수익증권에 1조3334억원대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절대금리수준이 낮은 국고채에 집중투자하는 국공채펀드보다는 금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1년만기 일반채권형 장기상품에 8400억원을 집어넣었고 나머지 2000억원 정도의 자금은 클린MMF 신종MMF 등 단기상품에 투입시켰다.

이처럼 노동부가 하룻동안 1조원대를 훨씬 넘어서는 여유자금을 투신사 수익증권상품에 집어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용보험기금의 경우 그동안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두는 운용방식에 따라 60%이상을 은행권에 예치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규모 자금유입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투신권의 설명이다.

노동부가 기존에 투신상품에 투자한 1조5000억원에다 이번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로 집어넣어 고용보험기금의 투신상품 투자규모는 2조5000억원대로 확대됐다. 노동부 고용보험기금 관계자는 "이번에 투신권에 자금을 대거 집어넣으면서 노동부자금의 투신상품투자규모가 은행권 예치규모(2조2000억원)를 처음으로 넘어서게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은행금리가 5%선대로 급락하는 등 은행권에 돈을 맡겨놓고서는 적절한 수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에 만기도래한 은행자금을모두 투신권 수익증권으로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최근과 같은 저금리추세가 이어질 경우 고용보험기금의 자금운용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어 그동안 1금융권에 집중됐던 자금운용패턴이 투신권으로 옮아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투신권 관계자는 "노동부자금의 투신권 대거유입은 정부기관의 자금운용패턴도 무조건적인 안정성에서 수익성으로 옮겨가는 기조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투신권으로 시중자금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노동부 고용보험기금자금이 투신권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이날 하룻동안 투신권 장기(채권형)상품 잔고가 8455억원이나 급증해 일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30일(8943억원)이후 100여일만의 최대치를 보였다.

또 노동부자금이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유입되면서 이달들어 거의 끊기다시피했던 투신권으로 자금유입을 다시 복돋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들어 지난말까지 투신권으로 14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이달들어서는 14일 노동부자금이 흘러들어오기전에는 투신권 신규자금유입규모가 2000억원대에 그치며 채권수요기반이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금리가 급등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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