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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노위, 공공운수노조 전북평등지부 교섭단위 분리신청 기각노동계 "사용자 창구단일화 악용해 청소노동자 교섭 막아"
10년간 대학에서 청소·경비 일을 하면서 한 달 80만원이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있는 전북 전주시의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악용하는 사용자 때문에 단체교섭을 못할 위기에 처했다. 고용노동부의 무리한 법 해석도 이들의 교섭권 박탈에 한몫했다.

23일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전주대·비전대 청소·경비노동자들로 구성된 전북평등지부(지부장 이태식)가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신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불과 석 달 전만에 해도 회사와 교섭을 벌였는데, 이제는 지부가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길이 막혀 버렸다. 6월 노조에 가입한 뒤 "일한 만큼 월급 받고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외쳤던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소박한 꿈이 쟁의조정 신청을 낸 지 두 달여 사이에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들은 ‘천냥마트’로 유명한 유통업체 ‘온리온’ 소속이다. 이들은 하루 6.5시간, 한 달 170시간 일하고 74만원을 받는다. 이태식 지부장은 “회사가 최저임금(시급 4천320원)을 맞추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식으로 편법·운영하고 있다”며 “실제로 청소노동자들은 김장철이면 회사가 운영하는 학교 급식소에 동원돼 김치를 담그고 천냥마트 지점이 개업하는 날에도 불려가 온갖 뒷바라지를 해 왔다”고 말했다.

청소·경비노동자 104명은 임금인상을 위해 노조에 가입하고 회사와 세 차례 단체교섭을 벌였지만 결렬돼 6월30일 전북지노위에 조정신청을 냈다. 전북지노위는 지난달 11일 지부의 교섭대표노조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당초 전북지노위는 지부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쟁의조정 신청을 반려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창구단일화 제도가 시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결정이라는 비판여론에 떠밀려 조정중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사이 복수노조가 결성됐다. 천냥마트 계산원과 판매원 200여명으로 조직된 온리온노조가 등장한 것이다. 이 지부장은 "천냥마트에 가서 직접 조사해 본 결과 노조설립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자신이 조합원인지도 모르는 노동자들이 부지기수였다"며 "회사가 창구단일화 제도를 악용해 만든 어용노조"라고 비판했다. 온리온노조는 회사가 7월1일 개시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현재 교섭대표노조로 확정된 상태다.

교섭권을 행사하지 못할 위기에 놓인 지부는 이달 5일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냈지만 전북지노위는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기각했다. 합법적 절차를 거친 파업이 창구단일화 제도로 인해 불법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부는 전북지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19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이날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익산지청은 “노조법에 따라 교섭대표노조 주도하에,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정해야 한다”며 “온리온노조가 교섭대표노조로 확정된 상황에서 지부가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부에 통보했다. 지부는 25일 업무에 복귀한 후 향후 대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김미영 기자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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