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혹평했다.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정도의 논평이 아니라 대통령의 말을 ‘못 믿겠다’는 내용이 주다. 올해 이 대통령이 제시한 핵심 국정과제는 ‘공생발전’이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로 2008년에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국격외교’를, 2009년에는 ‘중도실용’과 ‘정치선진화’를, 2010년에는 ‘공정사회’와 ‘통일세’를 제안했다”며 “화려한 말잔치”라고 폄하했다. 녹색성장이 4대강 사업으로 이어져 환경파괴와 국가재정 악화를 불렀듯이 말과 정반대의 결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은 해마다 8·15 경축사에서 그럴듯한 제안을 했지만 구호에만 그쳤고, 진정성 있는 정책과 예산조치가 뒷받침되지 않아 사회 갈등과 혼란만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부자 감세와 4대강 사업으로 채무가 급증하는 것을 복지 포퓰리즘 때문에 재정건전성이 훼손되는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수출과 성장 위주 정책과 부자 감세를 밀어붙이는 대통령이 공생발전과 동반성장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도 문제와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며 “매우 무책임할 뿐 아니라 국민 정서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지극히 일방적인 최악의 경축사”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독도 문제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남북관계는 무대책이며, 재정파탄을 야당에 떠넘기는 등 무책임의 극치를 달리는 경축사”라고 주장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도 “환경을 파괴하는 녹색성장, 서민 없던 친서민 정책, 불공정한 사회로 귀결된 공정사회에 이어 공생발전이 과연 서민경제를 살릴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한쪽에서는 서로를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를 강조하면서 또 한쪽에서는 복지 포퓰리즘 운운하는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일자리가 늘어나는 성장, 격차를 줄이는 발전모델을 제시한 것은 대한민국 보수의 최고의 가치인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것’이기에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새로운 시장경제 시스템은 공생발전을 기초로 하는 것으로서, 오늘날의 경제위기 현상을 극복하는 동시에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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